매일신문

[어린이 책] 공부는 왜 하나?/나무 심으러 몽골에 간다고요?/할아버지 말고 할머니 이야기

▨공부는 왜 하나?/조은수 글 그림/해그림/64쪽/1만2천500원

책에는 열두 명의 실학자가 등장한다. 작가는 실학이라는 공통된 학문을 공부했지만 저마다 자기만의 다양한 공부에 바빴던 실학자들을 콜라주 기법을 사용해 알기 쉽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아이들이 유럽과 서구의 아름다움에 눈뜨기 전에 조선 건축의 빼어남을 알려주기 위해 성급한 마음으로 창덕궁을 모델로 가상의 물고기 도서관(실학서당)을 만든다. 그리고 그곳을 통해 현재의 고만두와 실학자를 만나게 한다.

장난삼아 백과사전을 쓴 성호 이익, 동전에 평생을 바친 김육,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 물소이마의 그림책쟁이 박제가, 농사짓는 양반 유형원, 뭐든지 의심하고 본 한백겸, 조선의 갈릴레이 홍대용, 역사 찾기의 달인 유득공, 호랑이 선비 박지원, 칼잡이 백동수, 귀양살이 공부의 달인 정약용 등 실학자를 한 분씩 만나다 깨달음을 얻은 고만두.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의미를 알아낼 수 있을까?

▨나무 심으러 몽골에 간다고요?/김단비 글/김영수 그림/웃는 돌고래/52쪽/1만1천원

우리나라보다 면적이 일곱 배나 넓은 몽골은 국토의 70% 이상이 사막으로 변화고 있다. 그 결과 해마다 봄이 오면 극심한 황사가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일이 남의 일이 아님을 아는 엄마는 작년 아들 힘찬이를 데리고 몽골까지 나무를 심으러 갔었다.

처음에 힘찬이는 나무 심으러 그 먼 나라까지 가자고 하는 엄마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툴툴대던 힘찬이는 낯선 나라 몽골에서 '밧타'와 좋은 친구가 된 뒤에야, 몽골의 사막화를 막지 못하면 우리가 겪는 황사 피해도 점점 심해질 거라는 걸 알게 된다. 불편한 잠자리도 씩씩하게 견디고, 어린 나무를 사막에 심고, 물도 주면서 힘찬이는 아픈 지구를 위해 뭔가 힘을 보탠다는 게 굉장히 가슴 벅찬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주인공 힘찬이의 시선을 따라 책을 읽다 보면 지구에 누를 끼치지 않는 생명체로서 살고자 노력하는 삶을 배우게 될 것이다.

▨할아버지 말고 할머니 이야기/구드룬 파우제방 글/정문주 그림/김경연 옮김/주니어중앙/156쪽/9천원

독일 최고의 아동 작가, 구드룬 파우제방의 상상력과 풍자가 돋보이는 열두 할머니 이야기다.

번개를 맞고 점점 젊어지는 할머니, 용의 배 속에 들어갔다 나온 손풍금 연주자 할머니, '옛날이 좋았지, 옛날이 좋았지'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할머니, 다이어트 약을 먹고 사라질 뻔한 할머니, 해적 선장과의 로맨스를 이룬 할머니, 세 쌍둥이 손주 덕에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한 할머니, 건강염려증에 시달리는 할머니, 무엇이든 주워 모으는 할머니까지, 개성 넘치는 열두 명의 할머니가 겪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는 공존과 화해라는 큰 주제로 모아진다.

세대 간의 갈등이 커져 가고 노인에 대한 공경이 사라지는 요즘, 책은 아이들이 할머니를 이해하고 우리 역시 그런 할머니가 있고 또한 그런 할머니가 될 것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유쾌한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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