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받을 때 빠뜨리지 않는 것이 바로 소변검사다. 소변의 원료는 혈액이다. 온몸을 두루 거쳐 온 혈액이 신장에 있는 사구체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바뀐다. 사구체를 지나면서 혈액 성분 중 혈구와 크기가 큰 단백질 등은 혈관 내에 남고, 나머지 물질과 수분은 모두 걸러져 나온다. 소변 성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신체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당신의 소변은 알고 있다
가장 흔한 소변검사법은 '스틱시험지' 검사다. 가늘고 긴 막대에 10개 정도의 네모난 종이가 칸칸이 붙어있다. 10개의 종이마다 검사하는 항목이 다르다. 가령 두 번째 칸은 pH(수소이온농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지를 알아낸다. 보통 소변의 pH는 4.6에서 8사이다. pH가 4.6 이하인 산성이면 지나친 단백질 위주의 식생활을 하지 않는지, 반대로 pH가 8 이상이면 지나치게 채식만 하거나 신장 질환이 있는지 의심해 볼 수 있다. pH가 높으면 소변 스틱의 두 번째 칸이 녹색이 된다.
세 번째 칸은 백혈구 수치를 나타낸다. 수치가 낮으면 소변을 컵에 받을 때 피부에 있던 균주들이 들어가 오염됐을 수 있다. 수치가 높으면 요도염이나 방광염, 신장염 등을 의심한다. 문제가 있으면 이 칸이 보라색으로 변한다.
네 번째 칸은 아질산염이 나오는지 검사한다. 소변에 있는 세균은 질산염을 아질산염으로 바꾼다. 아질산염이 검출돼 색깔이 변하면 요로가 세균에 감염됐다는 뜻이다. 다섯 번째 칸이 노란색에서 어두운 녹색으로 변했다면 신장에 이상이 생겨 단백질 배출량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여섯 번째 칸의 노란색이 짙은 녹색으로 바뀌면 당뇨일 가능성이 높다. 혈액 속의 포도당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물론 심한 운동 후에도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혈액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소변에 거품이 많으면 단백질 성분이 많다는 뜻. 피곤하거나 굶으면 체내에 케톤산이 생겨 pH가 낮아지면서 소변에 녹는 기체의 양이 많아져 거품이 생긴다. 이럴 때 일곱 번째 칸이 짙은 보라색으로 변한다. 여덟 번째와 아홉 번째 칸은 간과 신장의 이상, 담즙의 정상 배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피가 섞인 잠혈(혈뇨)이 있을 때엔 열 번째 칸이 녹색이 된다.
◆소변 속 숨겨진 수치와 색깔에 주의
'요의 비중'은 소변에 용해된 물질을 측정한 것으로 1.016~1.022가 정상이다. 증류수의 비중은 1.000으로 아무것도 녹아있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숫자가 클수록 다른 많은 물질이 녹아있음을 의미한다. 요의 비중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탈수이다. 드물지만 당뇨를 의심할 수도 있다. 요의 비중이 감소하는 경우는 신세뇨관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루에 150mg 미만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 이상 배출될 때 '요단백 양성'이라고 말한다. 신장에 이상이 있으면 단백질이 증가할 수 있다.
만성 신장염이나 신증후군, 당뇨병성 신증인 경우, 병세가 심할수록 소변 속 단백량이 증가한다. 물론 이상이 없더라도 심한 운동이나 심한 추위에 노출된 뒤 일시적으로 소변에 단백질이 나올 수 있다.
소변에는 적혈구가 없어야 정상이다. 신장 및 요로계의 질환, 출혈성 성향 탓에 적혈구가 소변으로 나오는 혈뇨인 경우도 있다. 혈뇨의 경우도 외상성 요로계 손상, 신장 및 요로결석, 방광염, 신장암 등으로 인한 원인부터 정상인에게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양성 원인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소변검사에서 적혈구 양성으로 나왔다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한편 소변 색깔이 진하고 갈색에 가깝다면, ▷열이 났거나 ▷설사를 했거나 ▷구토나 땀을 흘렸을 경우라고 짐작할 수 있다. 수분 섭취를 늘리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 간장처럼 심하게 짙은 색이라면 감염으로 인한 황달일 가능성이 있다. 거품이 많은 소변이 계속 나온다면 단백질 성분이 빠져나오고 있다는 신호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도 ▷심한 운동 후 ▷고열이 지속될 때 ▷탈수가 심할 때 ▷지나치게 육류 위주의 식사를 했을 때 일시적으로 소변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 원장 이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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