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을 위한 특별 처방전] 건강 100세를 위한 칫솔질법

가끔 노인대학이나 시민단체에 구강건강에 대한 강의를 하러 갈 때가 있다. 강의가 끝나고 질의시간을 갖게 되면 '본인이 어떤 칫솔질을 하고 있는데 이 방법이 옳으냐?'에 대한 질문은 꼭 빠지지 않고 나온다. 개인별로 다양한 질문을 해 오는데, "치약을 사용하지 않고 죽염으로 칫솔질을 하고 있는데 괜찮은가?" "전동칫솔을 쓰고 있는데 괜찮은가?" 등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치주과학회에서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구강관리의 기본인 올바른 칫솔질 방법을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발표를 들으면서, 강의 후 질의시간 때 심각하게 칫솔질법을 묻던 어르신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예전에는 우리가 백세까지 산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요즘은 '백세 시대'라는 문구가 심심찮게 쓰일 정도로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이왕이면 건강하게 백세까지 살자'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소망이 됐다. 그렇다면 건강 백세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일단 우리 몸이 백세까지 건강하게 버텨내려면 관리법을 약간 수정해야 하는데 치아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영구치가 만 6세 이후부터 입안에 생기니까 백세까지 사용하려면 거의 90년 이상을 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얼마나 소중히 써야 하는지 답이 쉽게 나올 것이다. 올바른 칫솔질이란 우리 치아 조직은 흠이 안 나도록 보호하면서 치아에 붙어 있는 음식물찌꺼기, 즉 프라그를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그때 치간 칫솔, 치실 등 구강보조용품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치과에 오시는 분들 중에 치아와 잇몸 경계부위가 많이 파여서 찬물, 더운물을 먹으면 이가 시리다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잘못된 칫솔질법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아와 잇몸은 경조직과 연조직이 결합한 상태로 그 경계부는 약간의 틈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틈에 음식물이 끼어 틈이 점점 벌어지는 것이 치주병의 시작이다. 따라서 특히 그 부위를 세심하게 닦아야 한다. 하지만 이 부위는 잇몸도 있으므로 살살 닦아야 하는데 빡빡 문지르면 잇몸 조직이 상하고 그 안에 있는 치아 조직도 상한다.

우리의 소중한 치아를 다룰 때에는 고급 크리스탈 그릇을 씻을 때처럼 조심해야 한다. 놋쇠그릇 다루듯 굵은 소금과 수세미로 빡빡 문질러서 닦으면 치아는 깨끗해도 치아 조직은 손상당하게 된다. 치아를 소중히 다루고 프라그는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올바른 칫솔질법을 몸에 배게 하여 백세까지 건강한 치아와 함께 노년의 삶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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