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구매력 반영' 1인당 국민소득 3만$ 돌파

소득은 유럽 평균 수준…저축은 물가 올라 감소

지난해 지갑은 다소 두터워졌지만 높은 물가상승률로 국민들의 저축률이 크게 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도 경기 위축으로 투자를 줄이는 등 기업과 가계가 모두 움츠렸다. 반면 실제 구매력을 반영한 1인당 국민소득은 사상 처음으로 3만달러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국민계정(잠정)'을 분석한 것이다.

◆저축 여력이 없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2천489달러로 전년 대비 1.5% 늘었다. 그러나 높은 물가상승률이 저축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은 매달 4%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총저축률은 31.7%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전년 대비 5.7% 상승했음에도 최종 소비지출은 6.3% 늘어 '빚부담'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셈이었다.

물가를 따라가기에 바빠 저축할 여력도 없었다. 가계순저축은 20조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7조1천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가계순저축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2.6%와 별반 차이가 없는 2.7%였다. 2009년(4.1%)과 2010년(3.9%)과 비교하면 큰 하락세다.

투자도 지난해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국내총투자율은 29.4%로 전년의 29.6%보다 0.2% 포인트 떨어졌다. 국내총투자율은 2008년 31.0%에서 2009년 26.2%로 꺾였다가 2010년 29.6%로 다시 상승한 바 있다.

◆실제 구매력 3만달러

실제 구매력을 반영한 1인당 국민소득은 사상 처음으로 3만달러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국민소득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소비능력을 반영한 구매력 평가(PPP'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 1인당 소득은 처음으로 3만달러를 넘어섰다고 추정했다.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소득은 국가 간 경제수준을 비교할 때 통용되는 시장 환율로 환산한 1인당 GNI와 달리 나라별로 물가와 환율 등을 고려해 실질 경제능력을 따지는 경제지표다.

기획재정부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소득 등을 적용해 추산하면 지난해 구매력(PPP) 기준으로 환산한 1인당 소득이 3만700달러를 넘는다"며 "이는 유럽지역의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2010년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소득은 2만9천790달러로 세계 22위 수준이었다. 일본은 당시 3만3천828달러였고 스페인(2만9천651달러)과 이탈리아(2만9천417달러)가 우리나라보다 다소 낮았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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