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영천…친여 무소속 단일화 땐 파괴력

새누리당 정희수 후보
새누리당 정희수 후보
민주통합당 추연창 후보
민주통합당 추연창 후보
무소속 최기문 후보.
무소속 최기문 후보.

이번에는 제대로 맞붙었다. 3명의 친여 성향 후보 모두 임전무퇴(臨戰無退)를 외치고 있다. 새누리당 정희수(58) 후보는 '이번에도'를, 무소속 김경원(58)'최기문(59) 후보는 '이번에야말로'를 다짐하며 완주할 태세다. 3명 모두 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정 후보로 단일화됐던 4년 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정 후보는 영천의 서쪽인 신녕면, 김 후보는 남쪽인 금호읍, 최 후보는 동쪽인 북안면 출신이다. "도심인 중앙동, 동부동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하는 까닭이다. 세 후보 모두 고향을 떠나 대구에서 고교를 졸업한 것도 비슷하다. 특히 대구국세청장, 경찰청장을 지낸 김, 최 후보는 행시 18회 동기에다 경북대사대부고'영남대 경영학과 2년 선후배지간이다.

영천의 선거 분위기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였다.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한 50대 주부는 "박근혜 씨가 대통령 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사람에게 표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새누리당 정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영천에 나선 후보 가운데 정 후보만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선거홍보물로 쓰고 있다. 그는 "힘 있는 3선 의원을 만들어줘야 영천이 더 멀리,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은 정 후보의 이런 점을 오히려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자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유력 정치인에게만 기댄다"는 비판이다. 지난 2005년 재선거 당시 정 후보는 열린우리당 정동윤 전 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다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으로 겨우 이겼다.

이에 따라 최 후보는 '더 이상 못 믿겠다. 미련없이 바꾸자'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면서 '잃어버린 7년'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정 후보가 재선 임기를 마치도록 지역이 달라진 게 없다는 주장이다. 최 후보는 한화그룹 고문 경력을 앞세워 "인구 급감으로 단독선거구 유지조차 불투명한 영천을 바꾸기 위해 반드시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면복권되기는 했지만 김승연 한화 회장 보복폭행사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경력이 부담이다.

김 후보는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달 새누리당의 여론조사 경선 직전에 정 후보가 자신을 위한 홍보성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은 불'탈법행위"라며 "더 이상 시민들을 속이지 말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와의 경선에서 진 뒤 불복하고 다시 나선 데 대한 해명이기도 했다. 그는 "부정과 타락에 맞서 진실을 알리기 위해 당을 떠났다"며 "당선되면 복당해 정권 재창출에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초반 구도가 정 후보의 우세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 김경원-최기문 두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다. 양측은 이미 수차례 만나 단일화를 논의했고, 동문'지역 유지들도 중재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서로 상대방의 '대승적 결단'만을 요구하고 있어 단일화 성공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민주통합당 추연창(57) 후보는 "영천은 자유당 시절부터 야당 성향이 강한 곳이었다"며 "도남공단'본촌공단 등의 노동자와 농민층 등 야권 지지층이 결집하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랫동안 지역 야당을 지켜온 그는 인천항부두관리공사 상무를 지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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