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3일 사직했다. 감사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사표 처리는 보류됐지만 이사장은 이날 집무실을 정리하고 떠나 사실상 빈자리가 됐다. 안동시는 관련기관에 이사장이 '의원면직 제한 사유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질의해놓고 있다. 시는 사직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모를 통해 새 이사장을 선임할 계획임을 밝혔다.
공무원 조직으로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기관을 민간기업 운영방식을 도입해 탄력적인 인력 운영과 효율적 경영을 꾀하기 위한 조직이 공단이다. 하지만 지금껏 공단은 '퇴직 공무원들의 일자리 덤' '선거 보은용 자리'로 전락해버렸다.
이 때문에 이번에 논란이 됐던 이사장의 특별 채용과 친인척 채용 비리 등에도 이렇다 할 관리'감독이 미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마디로 공단을 이사장의 '작은 왕국'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왕의 여자' '상선 어른' 등 왕의 권력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했던 인사들을 빗댄 수식어마저 등장하는 웃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2007년 1월 38명으로 설립된 공단은 5년여 만에 12개 사업소로 늘어났다. 앞으로도 몇몇 시설이 공단 업무로 이양된다. 인력도 늘어나고 역할도 커진다. 그만큼 공단이 하루빨리 공직사회 언저리 조직에서 벗어나 민간기업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이유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사장 사퇴를 촉구했던 공단 부서장들도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이사장의 전횡을 누구 하나 꼬집지 않은 채 눈감아 오다 뒤늦게 신뢰 운운하며 몰아세운 것은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2, 3년 남은 우리 앞날 때문에 수십 년 남은 직원들을 어려움으로 내몰 수 없다"는 어느 한 부서장의 말처럼 어려움에 앞서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벌써부터 새 이사장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 이름이 거론되는가 하면 자질과 자격에 대한 말들도 무성하다.
공단 이사장은 더 이상 빈자리를 '덤'이나 '보은'으로 채우면 안 된다. '전문경영' '책임경영'을 꾀할 수 있는 사람을 앉혀 말 그대로 혁신을 꾀해야 할 때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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