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대로 아는 것이 병이 될 때가 있다. 우리는 신문, 잡지,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수많은 건강정보를 접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건강정보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몸에 좋다는 약이나 기능식품이 소개되면 당장 구입해 먹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질병의 예후와 증상, 치료법과 예방법에 대해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한 시장조사 전문업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몸의 사소한 증상에도 움찔하는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을 가진 사람이 10명 중 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가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활동을 조사한 결과, '몸에 경미한 증상이나 신체 변화가 생겼을 때 건강이 염려된다'고 응답한 경우가 전체의 절반(50.1%)에 달했다. '염려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5.7%에 그쳤다. 이 가운데 '건강을 위해 노력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3%를 기록했다. 응답자 5명 중 1명인 21.2%는 '건강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소한 신체적 증세 또는 감각을 심각하게 해석해 스스로 위중한 병에 걸려 있다고 확신하거나 두려워하고, 여기에 몰두해 있는 상태를 건강염려증이라고 한다. 건강염려증은 대체로 고집이 세고 꼼꼼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 증세를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질병을 갖고 있는 가족이나 친지, 의학관련 책, 매체 등을 통해 의학지식을 얻으며 자신의 신체적 증세나 건강관련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소화불량, 두통, 기침, 설사, 식은땀 등의 증세를 확대 해석해 암과 같은 중증질병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며, 이로 인해 불안하거나 공포심을 갖는다. 의사의 진단 결과 특이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거나 심지어 오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신체망상 수준으로 발전되고, 과반수에서 우울증도 동반된다.
이런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건강염려증으로 진단한다. 일부 사람들은 적절한 치료나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걸렸다고 믿는 질병이 자주 바뀌기도 한다. 이 증세로 인해 사회생활 또는 경제활동을 하는 데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건강염려증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은 정신적 요인에 의한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러 진료과와 병'의원을 전전하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와 의사, 환자와 가족 간의 '신뢰 구축'이 절실하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