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불교부지과(養子不敎父之過) 훈도불엄사지타(訓導不嚴師之惰)라."(자식을 양육하는 데 가르치지 않는 것은 부친의 잘못이요 가르쳐 이끄는 데 엄하지 않는 것은 스승의 태만이다.)
유장하게 글 읽는 소리가 담장 밖까지 시원하게 들린다. 흥이 묻어나는 고저장단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을 멈춘다. 옛 '죽림칠현' 같은 어르신들이 모여 글을 읽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4일 대구시 수성구 만촌2동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모명재를 찾았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의 이여송 장군과 함께 온 장수로 조선에 귀화한 두사충 장군의 재실이다. 앞뜰에는 장군의 후손과 이순신 장군의 7대손 이인수 씨가 세운 신도비(神道碑)도 세워져 있다.
어르신들은 연세가 60~80세에 이르는 분들. 젊은 시절 대학교수, 공직자, 또는 자영업 등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일익을 담당하시던 분들이다. 뜻있는 분들이 모여 이곳에 글방을 연 지 10여 년이 되었다.
어르신들이 읽는 글은 옛 선비들이 즐겨 읽던 사서삼경은 물론 예기, 춘추, 고문진보, 통감절요 등 학문의 깊이가 있는 것들이다.
여기서 공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몇몇 분들은 동네에서 작은 글방을 열어 후학들을 위해 작은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현재 모명재엔 두 개 반이 개설되어 있는데 A반은 월'수'금요일에, B반은 화'목'토요일에 수업이 진행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자세로 삶을 사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황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글'사진 박윤효기자 moimdang@naver.com
멘토: 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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