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나꼼수'의 덫에 걸렸다. 서울 노원갑에 공천한 김용민 후보의 과거 막말'저질 발언이 뒤늦게 돌출되면서다.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민주당은 김 후보 측과 접촉했지만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에서는 6일 김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후보직을 고집할 경우 강제로 끌어내리기는 어렵더라도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막말 논란에 대한 맞대응을 피하면서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으로 맞불 공세를 편 것이 오히려 책임 회피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꼼수'의 상징으로 치켜세우면서까지 전략공천한 김 후보의 공천 철회는 쉽지 않다. '나꼼수' 지지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데다 당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천을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책임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6일 김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은 총선 종합상황실 일일현안회의에서 "김 후보는 '한국 교회는 척결대상이다. 누가 정권을 잡아도 무너질 개신교다. 한국 교회는 일종의 범죄집단이고 척결대상'이라고 말했다"며 "이 분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또 "민주당은 이분을 영입대상으로 전략공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사를 영입하는 게 정상적인데, 이분의 발언들과 생각이 과연 민주당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김 후보의 막말 파문은 이달 2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통해서 시작됐다. 8년 전인 2004년 방송인 김구라 씨 등이 진행하던 성인인터넷방송에 PD였던 김 후보가 직접 출연, '테러 대책' 등에 대해 밝히면서 말한 막말이 편집돼 올라온 것이다. 5일에는 "노인네들이 (시청 앞에) 오지 못하도록 지하철 시청역 계단을 지하 4층부터 하나로 만들고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자"는 노인 폄훼 발언이 다시 공개되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시민단체인 '어버이연합'이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시위를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새누리당 여성 비례대표 후보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여성 비하 발언과 음담패설로 일관된 동영상에 대해 비난이 빗발치자 김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성누리당의 네거티브 공세가 실패했다. 쫄리면 죽으시든가'라며 비아냥대는 반박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든든한 후원자였던 조국 서울대 교수와 작가 공지영 씨 등도 비판하고 나서자 "과거에 했던 개그나 연기라 해도 바르고 옳지 않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정치에 입문한 이상 앞으로 사려 깊은 말만 하겠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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