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서미경(32'여) 씨는 며칠 전 해외 명품브랜드 가방을 구입했다. 예전부터 사고 싶었던 가방이라 인터넷 쇼핑몰 이곳저곳을 살피며 가격비교를 했었는데, 최근 한'미 FTA로 인해 해당 브랜드 가방이 5만원가량 가격이 내려 구매를 결심했다. 서 씨는 "30만원대 가방이었는데 5만원이나 가격이 떨어진 것을 보고 바로 샀다"며 "다른 제품들도 살펴보니 기존보다 저렴해진 것들이 많아 앞으로도 구매대행을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발효 소식을 들은 주부 이선주(41) 씨는 자주 구입하는 미국산 포도주스나 오렌지 등의 가격이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대형마트를 찾았다. 하지만 미국산 포도주스의 가격은 1원도 인하되지 않아 곧 실망했다. 이 씨는 "오렌지는 바로 가격이 내렸던데 웰치스 포도주스는 가격이 그대로더라"며 "정부에서는 금방 가격이 내릴 것처럼 FTA를 홍보하더니 소비자 입장에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한'EU FTA, 올 3월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소비자들은 각종 FTA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면세 기준 상향으로 미국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해외구매대행은 FTA 효과가 곧바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유럽산과 미국산 제품은 아직까지 관세 인하가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FTA 효과 반영으로 혜택 보는 해외구매대행
한'미 FTA의 효과로 해외구매대행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국상품의 가격이 크게 인하됐다.
한'미 FTA 발효에 따라 자가 사용 목적으로 구입한 미국 특송화물의 면세 기준이 '상품가격과 배송비를 합쳐 15만원 이하'에서 '상품가격 기준 200달러(6일 기준 22만6천319원) 이하'로 상향되면서 면세 혜택을 보는 상품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면세 효과를 누리기 위해 상품가격 100달러가량의 제품 구매가 주류를 이뤘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면세 기준이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해외구매대행 '플레인'을 운영하고 있는 GS샵에 따르면 전체 상품의 10% 정도가 새롭게 면세 범위에 들어가 해당 상품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 인하폭은 품목에 따라 2만~4만원가량이다.
플레인은 마크제이콥스'마이클코어스'코치'토리버치 등 미국산 프리미엄 잡화 브랜드와 포트메리온'레녹스 등 고급 식기류, 레고 크리에이터 시리즈 등 완구류를 새롭게 면세 범위가 된 가격대를 중심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31만9천800원에 판매되던 '마이클 코어스 젯셋 쇼퍼백'의 경우 관세와 부가세 면제로 4만원 인하됐고, '토리버치 뱀피 클러치백'은 29만9천800원에서 24만9천800원으로 5만원 내렸다.
이 밖에도 '마크제이콥스 MBM2049 여성시계'는 24만9천800원에서 19만9천800원, '토리버치 페이턴트 레더 지갑'은 33만9천800원에서 31만9천8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GS샵 관계자는 "200달러 이하 면세 한도가 적용되면서 해외구매대행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제품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면세 기준 조정은 관세청이 '목록 통관'을 지정한 72개 특별통관업체에 한해 식품'의약품'화장품 등 3개 품목을 제외한 전 품목에서 적용된다.
◆아직도 FTA 효과 반영 안 된 미국산 포도주스, 유럽산 공산품
FTA 발효 이후에도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품목들도 많았다.
5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킴스클럽 강남점을 찾았다. FTA 발효로 관세가 철폐 혹은 인하됐음에도 실제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발효된 한'EU FTA와 지난달 발효된 한'미 FTA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돌아봤다. 확인 결과 FTA 효과는 미미했다.
50%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 미국산 오렌지'포도주스의 경우 웰치스 주스(1천㎖)는 가격이 4천200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미국산 밀러 맥주도 30%에서 25.7%로 관세가 내렸지만 1병(335㎖) 가격은 2천600원으로 동일했다.
유럽산 제품도 가격 변화가 미미했다. 8%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 유럽산 소형 가전인 브라운 전동칫솔, 테팔 전기다리미, 휘슬러 프라이팬은 가격 변화가 전혀 없었다. 관세가 5%p 인하된 유럽산 '발렌타인 17년산 위스키'도 FTA 전과 동일한 14만5천원이었다.
가격을 인하하더라도 관세 인하폭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유럽산 필립스 면도기와 미국산 키친에이드 냉장고는 관세 8%가 완전 철폐됐지만 가격 인하폭은 각각 3%, 5%에 불과했다. 미국산 와인인 조단 까베르네쇼비뇽750도 관세 15%가 완전히 사라졌음에도 가격은 11%만 내렸다.
가격 하락 폭이 큰 품목은 미국산 오렌지'아몬드'호두 등 식품류였다. 오렌지는 25%, 아몬드는 10%, 호두는 8% 가격이 인하됐다.
앞으로 공정위는 한'미 FTA와 관련된 오렌지, 체리, 호두, 맥주, 와인, 자동차, 냉장고 등 13개 품목의 가격을 매주 점검할 계획이다. 한'EU FTA에 대해서는 전기다리미'전기면도기'전동칫솔'프라이팬'위스키 등 5개 품목을 가격비교 정보 대상으로 선정하고 해당 제품의 유통단계별 가격수준 및 원인을 분석해 6월까지 소비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공정위가 가격 점검을 실시한 직후, 웰치스주스 원액을 들여와 생산'판매하는 농심은 웰치스주스 가격을 10일부터 관세 인하분인 8%만큼 내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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