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마음의 책] 그들은 오늘도 '대구 예술'을 지킨다…아트 올레 대구

아트 올레 대구/최세정 글/석재현 사진/시드페이퍼 펴냄

대구 중심과 주변에서 활동하는 23인 예술가들의 삶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 출판됐다. 첫 출발은 2009년과 2010년 매일신문 주간지에 연재됐던 '녹색지대 사람들'이었다. 취재를 위해 만난 예술가들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품고 있었고, 내가 발 딛고 선 땅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흐르는 것이 좋아 이들의 삶과 아름다운 산하를 공유하고 싶어 다시 이들을 찾아 나섰다고 글쓴이는 설명했다.

"대구는 참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시내 어디에서 출발해도 30분 정도만 차로 달리면 아름다운 산과 언덕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그 산과 언덕, 물가에 깃들어 예술을 탐하는 예술가들이 즐비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원석을 품을 도시지요. 아름다운 풍광 속에 예술이 꽃피고 가난해도 예술의 이름을 지키는 예술가들이 있고, 또 그들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 바로 대구입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삶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옮긴 사진작가의 감회도 남다르다.

"작업 과정에서 만난 이들은 각자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기인이라 불릴 만큼 자신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가지고 작업실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자신들의 발자취를 예술품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행로 중에서 자신의 길을 스스로 정하고 한 걸음씩 가는 사람의 삶에는 눈으로 판명할 수 없는 무언의 힘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만이 뿜어낼 수 있는 향기와 인생의 노래가 들어 있다.

한국의 전통 붓으로 과감한 캘리그라피를 선보이는 권기철과 이제는 사라져가는 종이꽃을 피워내는 공예가 김태연, 누구도 귀하게 대접하지 않았던 풀꽃들을 가꿔 예술로 만든 아소 갤러리 조덕순, 한국을 사랑하여 대구에 터를 잡은 일본인 도예가 아키야마 준, 소목장인 이성조, 눈물의 시인 장하빈 등 23명의 대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문화적 환경과 역사적 특질, 자연적 양상에 영향을 받아 지역 특색이 살아 있는 독특한 예술을 발전시키며 우리 예술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아트 올레 대구'는 예술가의 공간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작업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작가가 사랑하는 대구의 명소와 근처에 위치한 가볼 만한 곳을 엮어 '지역과 예술가'의 관계를 공고히 한다. 독자 역시 책 속에 소개된 지역의 명소를 함께 따라가면 예술적 감성과 여행의 설렘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의 소외된 사람들의 진실을 전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석재현이 대구 예술가와 그 공간을 사진으로 진솔하게 담아냈다. 301쪽, 1만5천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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