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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책!] 역사를 바꾼 총 AK47

역사를 바꾼 총 AK47/마쓰모토 진이치 지음/이정환 옮김/민음인 펴냄

AK47. 전 세계에 약 1억 정 이상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분쟁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무기다. 이 책은 AK47의 개발과 확산 과정, 그로 인한 폭력과 후유증을 고발한 르포 에세이다.

한두 시간 정도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쉬운 조작법, 여덟 개밖에 되지 않는 적은 부품 수, 이물질에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 총은 사람들을 폭력의 현장으로 내몰았다.

AK47는 1947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의 평범한 군인이었던 28세의 청년 미하일 칼라시니코프에 의해 개발됐다. 독일군의 공세에 희생된 동료들의 시체 더미를 목격하고, 자동소총을 개발하기로 결심한다. 이것은 1960년대부터 80년대 베트남, 쿠바, 앙고라, 모잠비크 등에서 식민지 해방 투쟁의 주역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크고 작은 내전 지역부터 소말리아 해적까지 이권 다툼의 현장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흉기로 전락했다. 저자는 폭력과 살인이 일상이 된 사람들의 아픈 현실을 고발한다.

시에라리온의 내전으로 의해 1만5천 명이 넘는 소년소녀 병사들이 생겼고, 10만 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200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 도시와 마을은 황폐화되었고 국가는 붕괴했다. 시에라리온 내전에는 전차나 미사일, 전투기 등의 대형 무기는 등장하지 않았다. 저자는 극단적으로 표현해, 시에라리온이라는 국가는 AK에 의해 붕괴되었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국가가 나서서 평화적 총기 회수 운동을 벌이고 있는 소말릴란드 공화국을 소개한다. 통제되지 않는 무력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268쪽, 1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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