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을 보면 제 마음이 너무 아파요. 홀몸노인이나 장애인들의 힘겨운 삶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습니다."
대구 달서구 본동에서 자원봉사센터를 설립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홍종렬(57) 씨. 그는 소규모 주택사업을 하면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소외계층을 돌보는 봉사자의 길을 걷고 있다. 한때 대리석 공장을 하며 돈도 제법 벌었지만 뜻하지 않게 외환위기(IMF)를 맞는 바람에 인생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20여 년 전에 지인을 따라 달성군 논공치매센터에 목욕봉사를 간 적이 있어요. 어르신 등을 밀다 보니 나도 세상에 뭔가 베푸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2006년 허병원 부속건물에 비영리단체인 어울림자원봉사센터를 개소했다. 4층 건물에 무료급식소와 사교육센터 등 시설을 갖췄다. 초창기 시설비 2천여만원은 모두 사비로 충당했다. 지금 자원봉사자는 500여 명, 후원자는 40여 명 된다. 매월 자원봉사센터 운영비 200여만원 중 150만원 정도는 사비로 보태고 있다.
그가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무료급식소다. 현재 7년째 이어오는 무료급식소는 센터 3층에 120㎡ 규모로 조리시설과 식탁을 갖춰 매주 토요일 급식을 하고 있다. 조리 및 배식은 자원봉사자들이 돕고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급식을 하는데 매회 200여 명이 찾아온다. 화원, 대신동, 비산동 등 멀리서 오는 사람도 있다.
"후원자는 자영업자나 가정주부 등 40여 명이 있어요. 매월 1만, 2만원 소액 후원금이지만 커다란 힘이 됩니다. 배추, 무, 상추 등 부식 물품은 매천농산물도매시장의 상인 서너 분이 꾸준히 후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2010년부터 홀몸노인과 장애인 가구 30가구에 밑반찬도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시설을 방문해 수지침 및 기치료 봉사도 7년째 이어오고 있다. 수지침 교육을 수료한 봉사자 5, 6명이 매월 두 차례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뇌성마비협의회 등을 찾아 매회 20, 30명의 장애인들에게 수지침 치료를 해주고 있다. 또 허병원, 세광병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홀몸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어르신 100여 명을 대상으로 양'한방 치료비도 일부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옥포에 거주하는 저소득 2가구의 중증장애 아동 2명을 매주 두 차례 대구대 재활병원까지 태워주는 차량봉사와 매달 장애인, 홀몸노인 30, 40명에게 이'미용 봉사도 해주고 있다.
"한번은 봉사를 받아왔던 75세 홀몸노인이 편지를 보내왔어요. 삐뚤삐뚤한 글씨 속에 봉사에 대한 진정한 고마움이 알알이 배어 있었어요. 한 줄 한 줄 읽다가 저도 눈물을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대구경북 뇌성마비협의회 장애인축구단 단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대구장애인연대 봉사단 회장을 4년째 맡고 있다. 부인 이순득(55) 씨와 아들 2명도 모두 베풂의 삶을 살고 있으며 그의 가족은 작년에 단체 봉사 부문 대구시장상을 받기도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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