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급식의 SSM' 공공기관 위탁급식, 대기업 장악 45%까지

중소업체 설자리 날로 축소

'구청과 장례식장까지 들어온 대기업 급식업체들.'

대기업 계열사들이 경쟁적으로 급식 시장 장악에 나서면서 중소 업체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 급식에까지 대기업 계열사들이 진출하면서 지역 중소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 지역에서 학교를 제외한 집단 급식업소 중 외부업체에게 급식사업을 맡기는 위탁급식 사업장은 총 235곳. 이 중 105개(44.7%)가 대기업 혹은 외식 중견기업이 위탁사업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급식사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사는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삼성에버랜드, 한화호텔&리조트 등이다. 이들 대기업은 대구지역 81곳에서 위탁급식사업을 하고 있다. 전체 위탁 급식업체 중 34.5%에 달한다.

동원홈푸드, 이씨엠디(풀무원), 아라코 등의 중견 기업들도 24곳에서 급식사업을 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중소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제조업체나 병원 등의 급식을 주로 맡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시장 점유율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들이 진출해 있는 105개의 급식업소들 중에는 공공기관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지자체 중 달서구청과 달성군청은 각각 이씨엠디와 CJ프레시웨이가 급식 사업을 맡고 있다. 대구고등법원의 경우 이씨엠디가,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아워홈, 대구테크노파크는 이씨엠디가 위탁급식을 하고 있다.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지난해 대기업계열 급식업체가 위탁급식을 하는 곳은 전체 222곳 중 92개(41.44%)로 올 들어 대기업이 위탁급식을 하는 업체가 13곳 늘어났다. 그만큼 중소업체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지역 급식업체 관계자들은 "급식업체 선정이 매년 입찰을 통해 이뤄지지만 대기업이 한 번 들어간 곳은 중소업체가 경쟁하기가 어렵다"며 "공공기관은 물론 장례식장까지 대기업이 진출하고 있어 대다수 업체가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에 대기업을 배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업체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달 21일 "공공 기관 구내식당 위탁 운영 사업은 중소기업에만 참여 기회를 주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계약 만료되는 구내식당의 경우 중소기업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소 급식 업체들은 이번 조치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 급식업체 관계자들은 "공공기관 구내식당 중 자체 운영하는 곳이 많아 급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중소 업체 보호를 위해 대기업의 급식 시장 진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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