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형태 성추문 진위는? 포항 표심 혼란

포항남울릉 선거구의 '성추문'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총선 분위기를 크게 흐리고 있다. 당사자인 새누리당 김형태(59) 후보와 의혹을 제기한 정장식(61) 후보의 막장 싸움에 다른 후보들까지 가세,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김 후보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김 후보의 제수 A(51) 씨는 전날에 이어 9일 다시 기자회견을 갖고 성추행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들과 함께 포항시청을 찾은 A씨는 "2002년 5월 서울 한 오피스텔에서 김 후보에게 성추행을 당한 상황을 기억한다"며 오피스텔 도착 후부터의 김 후보 언행 등을 설명했다. 아울러 2004년 김 후보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대화 내용이라며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에 맞서 김 후보 측은 이날 A씨와 조카, 정 후보 측 관계자 2명 등 4명을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포항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와 폭로자가 기획한 기자회견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며, 악의적으로 계획된 거짓 폭로로 흑색선전에 속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악의적인 루머를 퍼트려 자신의 지지율을 올리려는 정 후보는 즉시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후보들의 공격도 이어졌다.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박명재(64) 후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치고 받는 낯 뜨거운 막장 싸움이 개탄스럽다"며 "두 후보의 이전투구로 포항남울릉이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박 후보는 이어 "지역에 지울 수 없는 오명을 안기고, 주민의 자존심에 대못을 박는 두 후보는 자진사퇴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무소속으로 구미을 선거구에 나선 허성우(51) 후보도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의원 후보들의 도덕불감증이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후보자를 공천한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공천을 철회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지역 11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날 성명에서 "상담기관에서 진술한 피해자 증언을 분석한 결과, 이 사건이 희대의 파렴치한 범죄라는 인식에 뜻을 같이 한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피해자가 그동안 눌러두었던 수치와 분노의 사건을, 상대를 향해 가장 효과적으로 쓰일 만한 시간에 발설하는 것을 부도덕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며 "김 후보의 후안무치한 행동은 부끄러워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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