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로 불황을 이긴다.'
주부 조영진(45) 씨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차를 몰고 가는 것을 꺼린다.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서 헤매다가 쇼핑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보운전자인 조 씨는 "쇼핑을 해야 하니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가기는 하지만 짐이 많을 때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며 "최근에는 주차 칸이 비어 있는지 알려주는 등이 달린 대형마트가 있어 멀어도 그곳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 소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마이크로 밸류 마케팅'이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유통업계가 작은 배려로 손님 잡기에 나선 것이다.
홈플러스 수성점 주차장 천장에는 주차 칸칸마다 등이 하나씩 달려 있다. 해당 칸에 차가 주차돼 있으면 빨간불, 비어 있으면 초록불이 들어온다. 입구에서 불빛을 확인하고 초록불이 들어온 곳에 주차를 하도록 만든 교통통제시스템(TIS)이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에서 주차 공간을 찾느라 상당 시간을 허비한다는 고객들의 불만을 듣고 TIS을 도입했다.
또 주차해둔 곳을 확인하지 않아 넓은 주차장에서 헤매는 고객들을 위해서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면 주차한 곳의 위치를 음성으로 알려준다.
현재 대구지역에는 수성점 외에 성서점과 칠곡점에 주차관리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쇼핑을 하러 왔다가 주차를 하기 위해 장시간을 허비하는 고객들이 많아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TIS를 설치했다"며 "멀리서도 푸른불만 보고 주차할 곳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 앞으로도 TIS 설치 점포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성서점과 칠성점에는 다른 점포와 달리 독특한 쇼핑카트가 눈에 띈다.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을 이용해 만든 이 카트는 주 고객인 여성들을 배려해 기존 22㎏에서 19㎏으로 중량을 낮췄다.
카트에는 휴대폰 거치대와 음료수 홀더가 장착돼 있다. 휴대폰 거치대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쇼핑할 때 휴대폰 벨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는 불편을 고려한 것이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해 가격비교를 하거나 할인 쿠폰을 다운로드받는 스마트 쇼핑족들이 늘어난 것도 휴대폰 거치대를 설치한 이유다. 음료수 홀더도 커피나 음료를 마시면서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령자들을 배려해 돋보기도 설치했다. 돋보기를 이용해 작은 글씨로 적혀진 유통기한이나 제조일자 등을 확인하기 쉽도록 했다. 또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점을 고려해 손잡이 부분에 항균방지제를 입히고, 정전기 방지제도 첨가해 정전기 발생을 최소화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개발할 때 최대한 고객들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카트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연구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라며 "카트 교체 시기에 맞춰 대구지역 전점에서 새로운 카트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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