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논란,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을 둘러싼 논란이 소비자를 극도의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은 시판 중인 변액연금 상품 중 대부분의 연간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고 10년 후 해지해도 원금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생명보험사들은 금소연의 수익률 산출 방식이 잘못됐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금소연은 "낮은 수익률을 감추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며 재반박에 나섰다.

이를 보는 소비자는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생보사 쪽의 반박이 금소연의 주장대로 변명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받을 구석은 충분하다. 변액연금은 일반 소비자의 금융 지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 만큼 어렵고 복잡한 상품이다. 그래서 보험설계사의 설명을 들었다 해도 그것이 맞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소비자의 판단의 어려움은 회사별 상품 비교를 통해 제한적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막혀 있다. 현재 생명보험협회 사이트에는 729개 변액연금 상품의 정보가 공개돼 있지만, 소비자들은 어느 회사의 어떤 상품이 수익이 많이 나는지 비교할 수 없다. 상품별 전체 판매량 또한 공시하지 않는다. 현재 247만 명이 가입해 있고 이들이 낸 보험료가 10조 원을 넘는 상품이 이처럼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결국 가입자가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수다. 이는 지금처럼 생명보험사에 맡겨둘 수는 없다.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이 이 과제를 맡아야 한다. 변액연금은 기본적으로 노후 대비 상품이다. 부실해질 경우 엄청난 사회'경제적인 충격을 몰고 온다. 따라서 가입자들이 옥석을 가릴 수 있도록 신뢰성 있는 상품 정보 제공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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