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데스크칼럼] 4·11 드라마는 꿈일런가

일당 독점에 맞서 대구에서 유일하게 4'11 총선 야당 후보로 당선된 '이대구' 국회의원. "새누리당 의원들이 부끄럽도록 현안을 챙기고, 또 풀기 힘든 문제는 머리를 맞대겠다. 정말 야당 의원 뽑기를 잘했다는 이야기를 듣도록 똑 소리 나게 일하겠다. 대통령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구가 엄청난 수혜를 받은 것으로 다른 지역에서 잘못 알고 있다. 오히려 경제'산업 부문에서는 역차별을 받았다. 야당이 집권하더라도 대구 출신 대통령이 있었을 때보다 대구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해야 한다. 현 정부 들어 야당이 '형님 예산'으로 비판한 동해안 지역 투자도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지역에 대한 예산 반영이었다. 남부권 신공항은 한국의 경쟁력,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 인프라로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 야당에도 쓴소리를 마다 않겠다. 야당은 대구의 예산 확보에 뒷짐을 지고 있다. 대구에 대한 애정을 보이지 않고 표를 달라는 것은 후안무치한 짓거리다. 대구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소속 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말은 하겠다."

'이대구' 의원의 야당 의원답지 않은 당선 소감이다.

야당 텃밭인 광주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김광주' 국회의원. "시민들이 광주를 열었다. 광주 시민들의 열림은 다른 지역은 물론 집권당과 정부를 열게 할 것이다. 유일한 여당 의원으로서 광주의 예산을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인재를 키우겠다. 호남의 야당 의원 수십 명 몫을 하겠다. 대구와 광주는 동병상련 처지다. 피폐한 경제, 한계에 다다른 성장 동력, 인구 유출 등 내륙 도시로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대구와 광주, 영남과 호남이 손잡고 가야 한다. 인재의 산실인 대구와 광주가 힘을 모으면 못 이룰 일이 없다. 나는 광주에서 대구의 문제를 고민하고 또 힘껏 돕겠다. 대구에서도 이렇게 해달라. 수도권 집중의 폐해를 막으려면 지방이 총단결해야 한다. 지방 분권, 균형 발전을 위해 작은 밀알이 되겠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여당 의원으로 당선된 '김광주' 의원이 12일 밝힌 당선 소감이다.

내일은 대구와 광주에서 이런 두 모습을 보고 싶다. 4'11 총선 대장정이 오늘 오후 마침표를 찍는다. 이번 총선은 8개월 후 치러질 대선과 맞물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축으로 한 보수'진보 진영이 사활을 걸었다. 결과는 막판까지 예측 불허다.

4'11 총선에서 여러 가지 관전 포인트와 이슈가 있었지만 여야 텃밭인 대구와 광주에서 각각 상대 진영의 당선자가 나올지도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경북의 선거는 '박근혜의 선거'였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새누리당은 말할 것도 없고 일부 야당, 무소속 후보까지 가세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적임자임을 외치며 한 표를 호소했다.

후보 선택의 주체이자 정책의 수혜자인 유권자는 오히려 철저한 '객체'였다. 정치권은 처음부터 대구경북 유권자들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불과 선거일 20여 일 전에 듣도 보도 못 한 후보들이 점령군처럼 내려와 너무나 당연한 듯 표를 달라고 졸랐다.

유권자들은 이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역 발전을 위해 무슨 구상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대구경북민들의 고충이자 국가적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나 교육, 사회 양극화 등 정작 유권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책을 내놓는 후보도 없었다. 이미 제시된 공약으로 유권자들을 우롱하고 상대에 대한 비방전만 퍼부었다.

이 같은 정치 현상은 서울에서 내려 보내면 무조건 찍어주는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책임이 크다. 권리를 현명하게 행사하지 않은 탓이다. 정당만 보고 '묻지 마 투표'를 일삼는 지역 유권자들의 자업자득인 것이다.

이번 총선은 대구에서 모처럼 변화의 기운을 싹틔우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많은 움직임이 있었다. 지식인 1천 명이 지역민들의 변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각계각층에서 대구가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제 행동으로 대구의 변화를 끌어낼 때다. 대구의 열림과 변화는 유권자 한 명의 '한 표'가 출발선이다. 오후 늦게라도 투표장으로 가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자. 내일은 드라마틱한 4'11 드라마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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