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예 현대화" 끊임없는 실험 '퇴계의 후손'

도예 명가 7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묵심 이학천이 13일부터 22일까지 KBS대구방송총국 제 1, 2전시실에서 전시회를 연다. 사진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도예 명가 7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묵심 이학천이 13일부터 22일까지 KBS대구방송총국 제 1, 2전시실에서 전시회를 연다. 사진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퇴계 이황의 후손으로 도예 명가 7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묵심 이학천의 전시가 13일부터 22일까지 KBS대구방송총국 제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KBS대구방송총국 개국 73주년 기념 특별초대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30여년 만에 여는 대규모 전시다.

작가는 43년째 도예 작업을 하고 있으며 2002년 도예부문 최연소 대한민국 명장으로 지정됐고 2006년 경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도예는 종합 예술입니다. 그 무엇 하나도 소홀할 수 없는 분야죠."

작가는 흙과 유약을 직접 만드는 것은 물론 도자기 위에 새기는 문양과 시문, 조각까지 모든 것을 하고 있다. 형태만 만든다고 모두 같은 도자기라고 할 수 없다는 것.

"예전에 관요는 각 분야마다 장인이 따로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낙관을 찍으려면 모든 분야를 홀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도예의 현대화를 위해 끊임없이 실험을 거듭한다. 6개월만에 600회 이상의 실험을 거듭할 정도. 정확한 데이터를 위해 수없는 실험을 거듭히는 만큼 그는 과학적으로 도자기를 제작한다.

그는 분청과 조선백자로 문화재 지정을 받았다. 그는 전통을 지키는 만큼 혼을 쏟는 것은 바로 '현대의 도자기'를 만드는 것.

그 결과 그는 고려청자와 조선분청사기, 조선백자 등을 접목한 다중분장기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다중분장기법은 흙을 색깔별로 여러 겹 입힌 후, 이를 파내는 식으로 다양한 색을 도자기에 구현하는 방식이다. "일본이나 중국은 현란하게 색을 입혀 언뜻 보기엔 화려하지만 쉽게 피로해지죠. 하지만 이 방식은 흙의 색깔이니 4, 5도로 한정돼 있는데다 자연의 색깔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화사해도 시각적으로 피곤하지 않은 장점이 있어요."

재료가 물감이 아니라 흙이다. 그의 도자기엔 정교한 조각을 통해 학이 날아다닌다. 하지만 자연의 색인 만큼 깊이감이 돋보인다.

그는 이번 전시에 분청, 백자, 청자, 다중분장기법 등 분야별로 다양한 작품 50여점을 전시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더 큰 나무가 됩니다. 뿌리를 바탕으로 이 시대에 맞는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053)757-7324.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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