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37)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가 새누리당의 '4'11 대첩 일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 승리를 이끌었지만 김 후보가 역풍으로 새누리당을 돕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선거운동 종반에 터져 나온 막말 파문이 정권 심판을 염두에 뒀던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렸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동안 정권 말 치러진 총선의 경우 '정권 심판'의 기운 때문에 여권이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이번 총선의 경우엔 이례적으로 여권이 승리를 거뒀다. 정치권에선 안정적 정국 운영을 바라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상식 밖의 언행을 일삼아 온 김 후보와 김 후보를 공천한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후보의 언행에 대해 유권자들은 정치권에 대한 풍자 수준을 넘은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여성, 장애인, 어르신, 종교집단 등 전방위에 적을 만든 것이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민주당이 정봉주 전 의원 지역구에 인터넷 방송프로그램 '나는 꼼수다'에서 함께 활동한 김 후보를 공천한 데 이어 김 후보의 과거 행적이 문제가 된 이후에도 끝까지 그의 출마를 막지 못한 것 역시 유권자들에게 오만하게 비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의를 일으킨 공천 후보들을 즉각 교체했던 새누리당에 비해 민주당은 다소 뜸을 들인 것이 사실이다. 임종석 사무총장의 사퇴가 늦었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광주 투신 사건' 해결 과정에서도 지도부는 강단 있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나꼼수가 신랄한 정치 풍자를 통해 현 정권에 타격을 준 것에 대해서는 평가를 해야겠지만 그 성과를 굳이 이번 총선 공천과 연결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아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한명숙 대표의 측근 공천과 묻지마식 '나꼼수'(정봉주) 지원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선 한명숙 대표의 지도력에 대한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은 만큼 총선 패배 책임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다시 김 후보와 관련한 논의가 나와 민주당 안팎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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