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승리했다. 신승이 아니라 완승이다. 대구경북 27개 전 의석 석권과 낙동강 벨트 방어 등 영남권 텃밭 사수(67석 중 64석)를 바탕으로 중원이라고 할 수 있는 강원'충청 지역에서 쾌승을 거둔 것이 큰 힘이 됐다. 120석도 넘기지 못할 것이라던 정치권의 일반적인 전망을 보란듯이 극복하고 원내 제1당을 넘어 152석으로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17대 국회에 열린우리당이 제1당이 됐고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된 데 이어 세 번 째로 여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정권심판론'과 '민간인 사찰 파문'을 둘러싼 파상 공세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간판과 로고, 상징색까지 바꾸는 등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계기로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침으로써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또 공천에서부터 선거운동까지 '원맨쇼'를 펼친 박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도 '대세론'을 재확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7명의 박근혜가 뛴 선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서울을 제외하고는 전국에 걸쳐 '박근혜의 힘'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박 위원장은 누가 나설지도 모르는 야권과의 대선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이번 선거는 '박근혜에 의한, 박근혜를 위한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대선의 바로미터가 돼 온 서울에서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 형편없이 밀리는 결과를 낳음으로써 연말 대선에서 서울 표심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소선구제 덕택에 많은 당선자를 냈지만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지지도에서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합산 수치에 오히려 5%포인트 이상 뒤짐으로써 총선 결과가 그대로 대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낳았다.
정반대로 민주통합당은 원내 제1당은 물론이고 과반 의석 차지까지 노렸으나 제1당 탈환에는 실패하고 18대 총선에서 내줬던 서울을 탈환하며 100석이 넘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공천 잡음, 모바일 경선 조작 논란, 정책 혼선, 김용민 막말 파문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새누리당에 뒤지며 여소야대의 상황을 조성하는데도 실패한 민주당은 당장 지도부 인책론에 시달리며 정국 운영에 힘을 발휘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한명숙 대표에 대한 '책임론'부터 대선 주자들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소야대가 아니라 여대야소 구도가 전개됨으로써 총선 이후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요구하며 여권을 향해 파상공세를 펼치겠다는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내부의 문제를 희석시키기 위해 대외 문제로 포문을 향할 지도 모르지만 총선에서 입은 상처가 너무 커 내부 전열 정비에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전망이다.
반면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노출한 약점은 그대로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는 강점이 된다.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서울의 선전이 가장 큰 성과다. 대선을 위한 유리한 교두보는 마련한 것이다. 2007년 대선에서는 서울에서의 참패(24.50% 대 53.23%)가 결국 사상 최대 표차의 패배로 연결됐다. 총선에서 서울 탈환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연말 대선에서 서울 승리를 바탕으로 대선 승리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의 승리로 결론 났지만 의석 수 차이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여야는 앞으로 정국의 주요 이슈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제주 해군기지 건설 재검토,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대통령 측근 비리,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 4대강 사업, 종편 선정 논란 등 19대 국회가 열리기도 전에 여야가 으르렁대고 있는 현안들이 전방위에 걸쳐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