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철수의 입김 '절반의 승리'…지지 메시지 野후보들 당선

'젊은이들의 정치 아이콘'으로 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 이번 총선에서 거둔 그의 정치 실험은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를 당선시키는 등 '국지전'은 승리한 반면 전 국민을 상대로 한 투표율 상승은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전국 투표율이 54.5%에 그쳤다는 점이 안 교수를 힘 빠지게 하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미니스커트를 입고 율동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겠다"는 '공약'까지 내놓으면서 투표 참여를 독려했지만 결국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이번 총선 투표율과 관련해서 '공약'을 내걸면서 '70%'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총선 전 예측한 기대치는 50% 초반대였고, 최종 투표율은 54.5에 불과했다. 15%포인트 이상의 투표율 상승을 견인하려 했지만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만 셈이다.

특히 안 교수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현명한 선택'을 당부했으나, 민주당 후보들의 성적은 저조했다는 점에서 그 파괴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향후 정국의 향배에 따라 안 교수의 선택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의 대권 주자들이 박 위원장과 경쟁구도에서 대등한 승부를 벌일 경우 안 교수의 활동 영역도 그만큼 위축될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총선 후유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대권 주자군 사이에 우열이 가려지지 않고 차별화에 고전할 경우 '안철수 대망론'이 다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안철수 주가' 반등 요인으로 그의 '응원 메시지'를 받은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 모두 낙승한 점이 꼽힌다. 그가 응원한 서울 도봉갑 인재근 후보와 경기 의왕과천의 송호창 후보가 각각 여당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당선한 것이다. 인 후보의 경우 60% 가까운 득표를 얻어 2위와 1만4천여 표의 격차를 보였고, 여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 의왕'과천의 송 후보도 새누리당 후보를 무려 10%p 차이로 꺾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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