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것은 즐겁다. 특히 극장에서 전망 좋은 좌석에 앉아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는 더욱 그렇다. 흥미로운 이야기나 화려한 특수효과를 눈과 귀로 느끼는 것도 영화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이지만, 각자 개성이 넘치는 독특한 인물들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다. 유능한 대통령, 용감한 군인, 장밋빛 로맨스의 주인공 등 매력 넘치는 갖가지 등장인물로 완벽하게 재탄생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화 속 세계와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흥행이 성패의 중요한 요소로 결정되는 영화에서는 어떤 배우를 캐스팅할지가 관건이다. 동력이 있어도 중요한 부품이 없다면 기계가 돌아갈 수 없듯이, 아무리 대본이 좋다고 해도 좋은 역량을 가진 배우가 없다면 흥행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작품에서 각본을 소화해냄과 동시에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배우는 영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들 중에서도 소위 '흥행 보증수표'라고 불리는 명배우의 출연은 영화의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 특히 국민 배우인 안성기에게는 영화의 품격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매력이 있다. 중후하고 무게 있는 배역이 잘 어울리지만, 어수룩하거나 까칠한 역도 문제없이 소화해내는 그는 연기의 폭이 넓을 뿐만 아니라 영화계에서의 지위도 확고하다. 또한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해 적은 개런티를 받고 흥행성이 없는 작품에도 기꺼이 출연하는 그에게서는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엿보인다. 국민 배우 안성기, 스크린에서 만나는 그의 얼굴과 이름이 이제는 너무도 친근하게 느껴진다.
안성기(安聖基)는 1952년 1월 1일 대구에서 출생했으나, 본적은 서울이다. 그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아역배우로 활동했으며, 이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전역 후 그는 평범한 회사원이 되고 싶었으나, 당시 다른 전공에 비해 취직이 어려운 베트남어를 전공했던 그에게는 취업의 문턱이 너무나도 높았다. 하지만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취업난은 그가 장차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할 연기자의 길로 돌아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영화배우와 같은 연예인들의 수입은 그들이 누리는 인기에 따라 달라진다. 안성기도 '투캅스' '실미도'와 같이 크게 흥행한 작품 뒤에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CF 출연 교섭이 엄청나게 들어왔어도, 당시 그가 찍은 광고는 모 커피 회사의 CF가 유일했다. 한 해에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을 벌 수 있는 다작의 CF를 그는 거절한다. 세상에 돈이 싫다거나 귀찮은 사람은 없을 것인데, 그는 돈 잘 번다는 소리를 듣는 연예인보다 예술을 사랑하고 배우의 본분인 연기에 충실한 연기파 배우를 택하는 소신 있는 사람이다.
성명학적으로 볼 때도 그의 이름은 재물 욕심이 없는 선비의 이름이다. 그의 이름은 재성(財星)이 약하고, 식신(食神)과 인성(印星)으로 구성된 이름으로, 성실하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도덕적이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의 이름이다. 야욕(野慾)이 없는 성격이다 보니 천명(天命)을 누리며, 장수하는 사람이다. 부르는 이름에 재성이 없다 하여 사업성이 아주 없는 이름은 아니다. 남의 돈을 빌리는 것은 싫어하고, 줄 것은 꼭 줘야 하는 성격이다 보니 대기업의 CEO보다는 전문성을 가진 단일직종의 사업에는 대성할 수 있는 이름이다. 한마디로 신뢰성이 뛰어난 아름다운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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