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남편을 잃고 낙심해서 자살까지 생각했던 한 여성이 있었어요. 성당못에 빠지려고 배회하다 우연히 저희 봉사단의 색소폰 연주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꿔 새 삶을 살게 되었답니다. 지금 빛소리 봉사단의 후원회 회장님이십니다."
빛소리 색소폰 봉사단의 심업(54'대명동) 단장이 감회에 젖어 말한다.
이달 7일 오후 7시. 대구 내당4동의 한 건물 지하에서 색소폰 선율이 새어나왔다. 빛소리 색소폰 봉사단의 정기모임이 있는 날. 이날 단원 13명은 회의를 마치고 공연 연습에 한창이었다.
빛소리 색소폰 봉사단은 2007년 심 단장이 색소폰 학원에서 만난 동기 6명과 배운 재주를 어르신들을 위해 써보자는 뜻을 모아 결성했다. 봉사 연주는 두류공원 성당못 주변과 시계탑 앞에서 시작되었다. 두류공원은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연주하기 좋은 장소였다. 봉사단은 동절기를 피해 봄부터 가을까지만 공연을 한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2시 성당못 주변과 일요일 오후 7시 시계탑 앞에서 공연한 지 6년. 그동안 단원은 16명으로 늘고 팬도 많아졌다. 빛소리 봉사단 후원회가 결성되고 어르신들은 공연을 손꼽아 기다린다.
연주를 듣던 어르신들은 꼬깃꼬깃해진 쌈짓돈을 꺼내어 손에 쥐여주며 애창곡을 주문한다. 그때마다 단원들은 울컥해지고 만다. 이들은 매월 셋째 주 일요일 팔공산 신안사랑마을(요양원)에서도 4년째 사랑의 연주를 계속하고 있다. 색소폰 연주로 듣는 추억의 노래에 어르신들은 흥에 겨워 잠시나마 시름을 잊는다.
공연 경비는 단원들의 월회비로 꾸려가느라 빠듯하지만 어르신들을 떠올리며 공연을 준비하는 이들의 열의는 충천해 있다. 단원들의 나이대는 40~60대. 연령차도 있고 직업도 다양해서 서로 배우고 화합도 잘 된다. 창단 단원인 이미자(54'성당동) 씨는 "색소폰은 끝까지 불고 싶고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행복해진다"며 환하게 말한다. 그녀는 열정만큼 팬들도 많아 봉사단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단원들이 귀띔한다.
빛소리 색소폰 봉사단 가입은 여성은 초보자라도 가능하고 남성은 경력 2년 이상이어야 한다. 빛소리 봉사단은 앞으로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도 색소폰 연주로 시민들과 만나고 싶어 한다. 이달 28일 오후 성당못에 가면 색소폰 선율에 담긴 이들의 빛과 소리를 만날 수 있다.
글'사진 최영화 시민기자 chyoha618@hanmail.net
멘토: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