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하는 대법원장'으로 불릴 정도로 등산 마니아인 양승태(64'사시 12회) 대법원장이 13일 오후 팔공산을 찾는다. 그는 팔공산 파계야영장에서 캠핑을 한 뒤 다음 날 오전 대구고'지법 판사, 직원들과 함께 팔공산을 종주할 예정이다.
대구고법 김찬돈 부장판사는 "1980년부터 2년간 대구지법에서 단독판사로 근무한 적이 있는 대법원장이 올해 1월 부임 후 대구를 방문했을 때 그 당시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산을 좋아하셨던 양 대법원장은 명산(名山)인 팔공산을 한 번도 오르지 못해 아쉽다고 했어요. 그때 우리가 먼저 대구에 다시 오시면 팔공산에 한번 오르자고 제의했지요." 이에 양 대법원장은 대구법원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대구법원 직원들은 양 대법원장과의 산행이 기쁘기도 하지만 고민도 적잖다. 그가 전문 산악인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산을 잘 타기 때문.
그는 경남고 재학 시절 산악부에서 활동하면서 산과 인연을 맺은 뒤 50년 동안 산을 탔다. 법원산악회장을 오랫동안 맡았으며 이름이 알려진 국내의 산은 모두 다녀왔다.
특허법원장 시절인 2004년에는 2년여에 걸친 장기 산행을 계획해 백두대간을 종주했고, 지난해 2월 대법관 자리에서 물러난 뒤엔 네팔의 히말라야로 훌쩍 떠나 마나슬루와 안나푸르나를 등반하고 까맣게 탄 얼굴로 40여 일 만에 귀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양 대법원장의 등산 실력을 고려해 대구법원 직원들은 14일 있을 양 대법원장과의 산행을 두 개 코스로 나눴다. 양 대법원장과 끝까지 함께하는 A코스는 한티재~동봉~관봉~선본사(갓바위)를 잇는 8시간 걸리는 코스다. 등산에 자신이 없는 대다수 직원을 위해서는 한티재에서 동봉까지만 가는 B코스를 따로 뒀다.
김찬돈 부장판사는 "대구법원 산악동호회 회원 51명이 이번 팔공산 산행에 나서는데 양 대법원장과 함께 끝까지 동행에 나선 사람은 23명뿐이다"며 "대법원장은 소탈하고 격의 없이 직원들을 대하는 분인데 이번 팔공산 산행을 통해서도 그만의 독특한 소통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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