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추문 김형태·표절 문대성 해법, 새누리당 3갈래 고민

'털고 가나, 덮고 가나?'

새누리당이 '김형태 문대성 딜레마'에 빠졌다. 성추문과 논문표절 의혹을 해소하라는 국민과 야권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 중이다. 여론 추이를 보자는 의견도 있지만 야권의 맹공이 숙지지 않아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의견도 비등하다.

두 당선자에 대해 16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는 '출당시키자' '스스로 탈당토록 하자' '법적 판단을 지켜보자'는 이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출당'은 당의 공천 검증력이 약했음을 인정하는 꼴이지만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고, '자진 탈당'은 당선자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모양새여서 당이 입을 손해가 크지는 않지만 잘못을 회피한다는 느낌을 준다. '일단 관망'은 두 당선자를 향한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보자는 것인데 조사가 길어진 뒤 잘못을 인정하게 되면 후폭풍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장단점으로 셈법이 달라 명확한 답이 제시되지 못했다. 하지만 '성누리당' '표절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어 가급적 빨리 정리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이날 오전 김 당선자(경북 포항남울릉)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니 좀 지켜봐 주면 안 되겠냐. 그런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면 돈으로 해결했지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녹음이 짜깁기 돼 있었다. (제수씨가) 기자회견 전에 협박했고 (제가) 협박당한 사실을 알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당이 출당이나 자진 탈당에 대해 언급했느냐는 질문에는 "주광덕 비대위원을 뺀 모든 분들(비대위원)과 통화했는데 모두들 '안타깝다. 지켜보자'고 했다"며 "곧 명예회복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두 당선자를 시급히 처리하자고 주장키로 했던 이준석 비대위원과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문 당선자도 사면초가다. 그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기에 논문 표절이 확정되면 IOC 선수위원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미국 한 언론은 "문 당선자의 표절은 현직에서 사임한 헝가리 대통령의 표절보다 더 심각한 사안"이라며 문 당선자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그를 내칠 경우 국가적 손실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당이 두 당선자 문제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152석을 확보해 둔 상태에서 단독 과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선거법 위반 관련 사안이 조사 중이기도 해 '사실 확인 뒤 결정'이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