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교위해 장학사업 펴는 이정해 효성중 총동창회장

"후배사랑 장학기부 아름다운 끈 계속 됐으면"

"모교에서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장학사업을 펴게 됐습니다."

효성중학교 총동창회 이정해(19회) 회장이 중학교에서는 보기 드물게 동문들과 함께 모교 재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장학기금 1억원을 목표로 모금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동문 40여 명이 동참해 3천700만원이 모였다.

2009년 4대 동창회장에 취임한 이정해 동문은 지난해 6, 7월에 동문 300여 명에게 두 차례 장학기금 모금 편지를 보냈다. 솔선수범을 보이기 위해 이정해 회장이 1천만원을 내놨고 고려산부인과 원장인 정기준(5회) 동문도 1천만원을 기탁했다. 또 이순종(16회) 동문이 200만원을 내놨으며 16회 동문인 서경화'김태숙 동문과 19회 동문인 조연희'김순옥'김용옥'김홍숙'김명순 동문 등도 각각 100만원씩 기탁했다. 동창회는 기부 방법을 한 달에 1만원씩 자동이체하거나 원하는 액수(5만, 10만, 50만, 100만원 등)만큼 원하는 횟수로 자유롭게 이체할 수 있게 했다. 특히 1천만원 이상 기부 동문에게는 기부자 이름으로 원하는 학생에게 지정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까지 동창회 장학금이라고는 졸업식 때 학생회장과 부회장에게 4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주는 게 전부였어요. 안타까운 마음과 미안함이 앞서더군요."

총동창회는 올해 처음으로 2차례 장학금을 지급했다. 2월 9일 졸업식 때 정기준 동문이 수석졸업생 최원호 후배에게 지정 장학금 30만원을 전달했다. 3월 2일 입학식 때는 총동창회 이름으로 수석 입학생 이수민 후배에게 3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총동창회는 5월 30일 개교 63주년 기념일 때도 학교에서 추천하는 학생 3, 4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졸업기수 16, 19회 동문들은 기수 모임이 잘 되고 있어요. 동기생 일동으로 1천만원씩 모금해 지정장학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선배들의 애틋한 사랑을 엿볼 수 있죠."

목표치인 1억원이 모이면 이자로 매년 300만~350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수천만원을 기부하겠다는 동문들도 있지만 기부금 영수증 발급을 못 해 어려움도 많다.

동창회는 또 지난해 5월 남산동 옛 모교 터에 '효성여중 옛터'라는 표지석도 세웠다. 남산동 모교는 졸업기수 7~40회 동문 2만1천여 명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다.

효성중 총동창회는 모교 개교 50주년을 맞는 1999년 창립됐다. 당시 배정순(15회'3대 회장), 이정해 동문과 모교 교사인 정점순(15회), 김인숙(19회) 동문 등 4명의 의기투합으로 조직됐다.

흩어진 동문들 소재를 파악해 현재 300여 명의 동창명부를 만들었다. 모교가 월성동으로 옮긴 1999년과 2009년 동문 및 은사들을 모시고 개교 50주년, 개교 60주년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정해 회장은 "지금의 월성동 모교에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아 동창들의 도움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동창들의 은혜로 성장한 후배들이 사회에 진출한 후 다시 모교에 장학금을 기부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끈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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