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7'.
혼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CR-V가 버전 업그레이드로 국내 시장에 돌아왔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SUV 차량이라는 자존심도 함께 왔다. 12일 청도 팔조령 고갯길과 대구시내 등지에서 가진 시승에서 올 뉴 CR-V의 부드러운 주행 성능과 코너링은 '명불허전'이었다. 4번째 버전(4세대 CR-V)인 만큼 장점은 강화됐고 단점은 보완돼 출시된 듯 보였다. 가격도 3세대 CR-V의 최고 가격이 3천79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100만원 정도 낮은 3천670만원이었다. 다만 SUV임에도 가솔린 차량뿐이라는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가기 전 내부 인테리어와 외부 생김새 등을 살폈다. 시승한 모델은 최고급 사양인 4WD EX-L이었다.
올 뉴 CR-V는 날카로운 3선 그릴과 헤드램프로 이전 모델보다 역동적이면서 날카로웠다. 뒤쪽은 곡선이 들어가면서 앞모습과 전혀 다른 볼륨감이 강조됐다. 트렁크를 열자 골프백은 말할 것도 없고 자전거를 2대 정도는 거뜬히 실을 수 있을 공간이 나왔다. 물론 트렁크 옆 버튼을 눌러야 했지만 삽시간에 뒷좌석이 접혔고 화물 수납공간이 만들어졌다. 낚시광들이 보면 쾌재를 부를 공간이라는 느낌이 퍼뜩 스쳤다. 실제 올 뉴 CR-V의 실내 공간은 넉넉했다. 소형 SUV라고 하지만 국산 소형 SUV보다 100㎜가량 길다. 외려 중형 SUV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공간이었다.
차에 올라타자 넓은 시야 확보로 뻥 뚫린 기분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너끈한 수납공간이었다. 풋파킹브레이크에 전면에 배치한 변속기 덕분에 센터콘솔의 여유가 도드라졌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5인치 컬러 TFT LCD 모니터(인텔리전트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i-MID))도 한눈에 들어오는 장치였다. 통상 버리는 공간으로 인식되던 곳을 i-MID로 채워놓았다. i-MID는 연비, 오디오, 후방 카메라 등의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센스에서 나온 자만이었는지 내비게이션 사양은 모든 모델에서 빠져 있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물론 뇌기능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내비게이션이 없는 올 뉴 CR-V에 별 불평이 없겠지만 말이다.
시동을 걸었다. 가솔린 차량답게 소음이 크지 않았다. 시내 주행에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국도로 올라서자 장점이 드러났다. 속력을 낼수록 조용해지는 느낌이었다. 크게 들리진 않지만 엔진 배기음마저도 가속 심리를 자극할 만큼 경쾌했다. 배기량과 마력수가 높은 CR-V의 2.4ℓ i-VTEC 엔진은 혼다 측에서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부분이다. 혼다 측 관계자는 "2.4ℓ(2천354cc) 가솔린 엔진(직렬 4기통 i-VTEC)을 달아 이전 모델보다 힘이 20마력 세지고 연비도 15%가량 향상됐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코너링에서의 쏠림은 차체가 높은 SUV라는 것을 감안해야 했다. 옛 팔조령 고갯길에서 나온 결과로 고속도로에서는 크게 영향이 없을 듯했다.
안전을 위해 차량이 언덕길에서 정차했다 다시 출발할 때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힐 스타트 어시스트(HSA), 미끄러운 도로 주행을 도와주는 모션 어댑티브 EPS가 새로 추가됐다. 이전 모델에 없던 패들시프트(수동변속기)가 적용된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 가격은 ▷2WD LX 3천270만원 ▷4WD EX 3천470만원 ▷4WD EX-L 3천670만원이다. 문의:혼다자동차 대구전시장 선모터스 053)784-9000.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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