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증 위험수위다

결혼 이민자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고 인종차별적 공격을 일삼는 행위가 확산되면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이 이자스민 씨의 19대 국회 진출을 빌미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비뚤어진 외국인 혐오증을 공공연히 표출해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다문화 출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모자라 이방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고 무차별적인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주지하듯 한국인과 결혼해 이 땅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결혼 이민자 수는 이미 20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 사회의 한 축으로 비중은 커졌지만 이들은 여전히 소수이자 사회적 약자다. 일부 한국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갖고 물의를 빚는 사례도 없지 않지만 대다수 결혼 이민자들은 건전한 사고와 의식을 가진 한 인간이자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포용하고 온당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할 몫이다.

이런 엄연한 현실에도 상당수 결혼 이민자들이 사회로부터 무시당하고 차별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잠재돼 있던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최근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의 범죄로 촉발된 사회적 우려를 결혼 이민자를 포함한 외국인 전체에 투영시키는 것은 옳지 못하다. 게다가 무차별적인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고 공격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자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다. 나아가 근거도 없는 공격 거리를 날조해 외국인 혐오증을 선동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다. 정부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부당 대우가 만연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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