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음모 외화 2편

대통령 만들기 전략단 vs 연인 찢어놓기 조작단

이번 주에는 모종의 '음모'를 다룬 외화 두 편이 개봉해 완연한 봄을 맞이한 극장가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먼저 살펴볼 영화는 대통령 후보 경선을 다룬 영화로 막 총선이 끝나고 대선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국내 관객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만하다. 영화 '킹메이커'는 대통령이 되고자 꿈꾸는 인물이 아닌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전문가들을 다룬다. 이를 통해 후보의 방송 리허설 등 대중들에게 정치인이 각인되기 위한 과정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당내에서 미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는 경쟁자인 '풀먼'과 지역마다 접전을 벌인다. 하지만 홍보관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의 유능한 전략 덕분에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다. 주지사의 선거를 주도하며 킹메이커로 떠오른 스티븐. 그는 같은 선거 캠프에서 일하는 매력적인 인턴 '몰리'(레이첼 에반우드)와 특별한 관계가 된다. 그러나 스티븐이 두 사람의 깊은 관계가 지속되던 어느 날 밤 그녀에게 걸려온 주지사의 전화에 혼란에 빠지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이 와중에 상대 진영의 홍보 담당관마저 스티븐에게 접근해 오면서 더욱 당황하게 되는 주인공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2011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 영화는 배우를 넘어 감독 반열에 오른 조지 클루니의 4번째 연출작이다. 또한, 그는 마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되려는 듯 해당 영화의 각본 집필에도 참여해 더욱 화제가 되었다. 국민이 이상적으로 바라는 대통령상을 제시하는 동시에 익숙하지만, 그 이면에 감추어진 추문으로 내부 위기를 겪게 되는 영화의 전개는 관객들이 정치영화 안에서 그와 같은 내용을 보기 원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상영시간 101분, 15세 관람가.

한편 '하트브레이커'는 우리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의 프랑스 버전을 연상시킨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제목처럼 커플을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헤어지게 만드는 것에 조직의 목적이 있다.

커플들을 '정리'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하트브레이커' 팀은 여자들이 사귀던 남자와 헤어질 수 있도록 요원인 '알렉스'를 현장에 파견해 미션을 수행한다. 치밀한 작전을 통해 여자가 요원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원래의 애인과 이별하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 그들에게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인 '줄리엣'의 결혼식을 막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그런데 그 임무는 '미션 임파서블'에 가깝다. 상대가 잘생기고 재벌인데다 마음씨까지 고운 '조나단'이고 두 사람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더군다나 결혼식은 앞으로 10일밖에 남지 않았던 것이다. 연인들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알렉스와 팀이지만 무결점 커플 앞에선 그들의 작전이 속수무책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영화답지 않은 빠른 이야기 전개와 화면 구성을 통해 황당무계하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코미디 영화인 만큼 빠질 수 없는 억지설정 역시 부담스럽다기보다는 귀엽게 느껴진다. 늘 스크린에서 봐오던 통속적인 장면들이 후반부로 가면서 늘어가지만, 프랑스 영화 특유의 진중함도 잃지 않는다. 또한, 영화의 무대가 되는 아름다운 모나코 해변의 풍경과 주인공들이 '더티댄싱'을 추는 장면은 낭만적인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상영시간 105분, 15세 관람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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