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2일 의무휴업 첫대결…발빠른 마트 VS 답답한 시장

대형마트, "매출감소를 막아라"…전통시장, " 준비는 하지만 아직은

수성구와 달서구 대형마트들이 첫 의무 휴업을 앞두고 안내문을 부착해 고객들에게 휴점을 알리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수성구와 달서구 대형마트들이 첫 의무 휴업을 앞두고 안내문을 부착해 고객들에게 휴점을 알리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달서구 서남신시장은 22일 시장 활성화를 위해 봄동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노마진 행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대구의 대다수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 SSM 의무 휴업에 대한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운철기자
달서구 서남신시장은 22일 시장 활성화를 위해 봄동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노마진 행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대구의 대다수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 SSM 의무 휴업에 대한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운철기자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의무 휴업 등 영업 규제가 22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유통가에 긴장이 흐르고 있다.

대형마트와 SSM의 일방적 상권 확대를 막고 생존권 위험에 노출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다시 돌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90년 후반 등장 이후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 상권까지 장악한 대형마트로서는 위기지만 전통시장으로서는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 규제 시행으로 중소 영세상인들의 기대감이 높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영업 규제에 따른 매출 감소 만회를 위해 대형마트들이 치밀한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전통시장과 지자체의 대응 태도는 느슨한 탓이다.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대형마트 영업 규제 초기에 전통시장으로 소비자 발길을 돌리지 못하면 향후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판촉 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다수 전통시장이 영업력이나 홍보능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매출감소를 막아라(대형마트)

대형마트와 SSM은 매달 둘째'넷째 일요일 휴무와 함께 평일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이 금지된다.

시장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성장 한계점에 도달한 대형마트 입장으로서는 치명적인 영업 규제다.

이에 따라 다양한 매출 만회 작전을 짜고 있다.

우선 의무휴업일(둘째, 넷째 일요일) 앞 뒤 날 고객 유치를 위해 기획 상품과 반값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풍선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마트는 휴무 전 금요일과 토요일에 특별 할인 상품이나 쿠폰 북을 준비하고 다음 날인 월요일 오전부터 반값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홈플러스 역시 포인트 적립 강화, 토요 특판 등 의무휴업 전후에 손님 몰이를 한다는 복안이다.

영업시간 연장도 저울질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오전 9시 개점 등 영업시간을 당길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 야간 영업매장이 다수인 홈플러스는 현재 오전 8시, 9시부터 손님을 맞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얼마전 롯데마트가 오픈시간을 기존 오전 10시에서 9시로 당겨서 이슈가 됐던 것처럼 각 대형마트들은 법을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영업시간을 늘릴 공산이 크다"고 했다.

대형마트 온라인몰 강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준 매출만큼 온라인에서 거둬들인다는 것.

이마트의 '이마트몰'은 반값 도전, 신규 회원 할인쿠폰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몰 역시 대형마트 영업으로 간주돼 둘째, 넷째 일요일은 운영을 중지해야 하는 등 매출 만회가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대형마트는 일반 소비자에게 가장 보편적인 쇼핑점이 된 것이 현실"이라며 "영업 규제가 시행에 들어가더라도 큰 매출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는 하지만 아직은(전통시장)

22일 달서구와 수성구의 대형마트 첫 의무 휴업 일을 앞두고 있지만 전통시장들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차분하다.

일부 전통시장이 의무 휴업일에 맞쳐 세일 행사 등을 마련하고 서문'칠성 등 대형 시장들도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 눈길을 끌기에는 미흡한 상황이다.

실제 달서구와 수성구에 위치한 전통시장 대다수는 별다른 영업 전략이 없는 실정이다.

전통시장을 찾아달라는 현수막과 함께 월동배추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노마진 행사를 진행하는 서남신시장을 제외하면 의무 휴업 일을 대비하고 있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구청 차원의 대책도 거의 없다.

수성구 한 시장 상인은 "수성구 전통시장들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서 상가번영회조차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곳도 많아 조직적으로 손님을 맞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청 차원에서 홍보 현수막처럼 작은 지원이라도 있다면 둘째, 넷째 일요일에 소비자들이 시장을 찾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구의 큰 시장인 서문시장과 칠성시장도 대형마트 첫 휴업일에 대비한 계획이 아직 없다.

서문시장은 22일에 문을 닫는다. 지금까지 둘째, 넷째 일요일에 문을 닫았던 서문시장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으로 첫째, 셋째 일요일로 휴무일을 바꾸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변경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 서문시장 상인연합회 김영오 회장은"다음 달 15일 상가연합회의 회의를 거쳐 휴무일 변경 시작 일을 정할 것"이라며 "워낙 오랫동안 둘째, 넷째 일요일에 시장이 놀다 보니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칠성시장은 22일 염가판매 행사를 계획했었지만 5월로 미뤘다. 대형마트 첫 휴무일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칠성시장 관계자는"수성구와 달서구 대형마트 첫 휴무일이 5월 이후로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이번 휴무일 지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있지만 지자체에서 시장 측에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다 보니 엇박자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휴무일이 대구 전체에서 동시에 시작됐다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지자체별 의회 일정 관계상 달라져 혼선이 빚어졌다"며 "지자체들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전통시장 상인들도 적극적인 행사로 손님 끌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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