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의 자동차부품업계를 지원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EU와 한'미 FTA 발효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부품업계의 상황을 파악하고 영세한 2차, 3차 하청업체들의 연구개발을 지원할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
현재 자동차부품 관련 조합은 전국단위인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이 유일하다. 한 업체 대표는 "2만 개가 넘는 자동차부품과 완성차 회사로부터 1차, 2차, 3차 등으로 내려오는 하청 구조 특성상 통합된 조합을 세우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영세한 업체들은 연구와 실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와 기관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구지역의 자동차부품 연구기관으로는 대구경북자동차부품진흥재단과 자동차부품연구원 대구경북센터 두 곳이 있다. 하지만 대경자동차부품진흥재단의 경우 1차 밴드 업체 40여 곳이 출원해 설립한 기관이어서 지역의 1천200여 개의 자동차부품 업계를 대변하기 힘들다. 또 자동차부품연구원 대경센터는 20명의 연구원이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어 1인당 60개 업체를 담당하는 꼴이다.
반면 지역 대표 업종 중 하나인 섬유산업의 경우 연구원과 관련 조합 등이 10개가 넘는다. 이들 단체들은 그동안 수천억원의 국비 지원 사업을 이끌어냈다.
대경자동차부품진흥재단 관계자는 "대구테크노파크와 경북테크노파크, 광역선도사업단 등을 살펴봐도 자동차부품 전담팀이 없다"며 "지능형자동차부품의 성장을 도모하려 해도 전담 부서가 없으면 정부로부터 예산조차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원 기관 필요성이 언급되는 또 다른 이유는 성장세다. 대구경북은 최근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로 자동차부품이 급격하게 떠올랐다. 대구의 경우 산업별 수출액이 자동차부품은 2000년까지 섬유와 안경 등에 뒤이어 5위를 차지했다. 금액 역시 1위인 인조장섬유직물(9억2천만달러)의 9분의 1인 1억1천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자동차부품은 섬유를 제치고 지역 수출품목 1위를 차지했다. 경북 역시 수출금액 상위 10위에도 들지 못했던 자동차 부품이 2010년 7위까지 뛰었다.
실제 대구경북지역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08년 11억9천300만달러에서 2010년 17억4천500만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는 19억8천400만러를 기록, 올 2월까지 3억4천만달러를 수출했다. 업계는 FTA의 발효로 올해 수출이 2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TA 효과를 위해 원산지 증명을 위한 전문인력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지만 규모가 작은 2차, 3차 밴드 업체들로서는 자체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한 하청업체 대표는 "대구상공회의소와 관세청 등에서 교육을 하더라도 여유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참가가 어렵다"며 "1차 밴드들도 1년 전부터 수억원을 들여 구축한 시스템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FTA 등 수출을 위해 전담 기관을 설립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자동차부품연구원 대구센터의 연구원을 강화하고 부품진흥재단을 내실화해 소규모 업계를 지원하는 한편 국책사업에는 시가 협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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