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교영의 의료백과] 부모님 암 진단, 알려야 하나?

나이 많은 부모님이 암 진단을 받았다면 이를 알리는 게 좋을까, 숨기는 게 좋을까?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최근 국내에서 나온 연구결과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 해답은 노인환자들에게 암진단 사실을 알리고 치료과정에 같이 참여하도록 할수록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림대 성심병원 암센터 장대영 교수팀과 사회복지학과 윤현숙 교수팀은 암 진단 후 치료 중인 45세 이상 암환자 548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에 관한 연구를 했다. 참여자 중 60세 이상 노인환자는 277명에 이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치료 과정에 만족하는 노인들의 삶의 질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과정에 만족하는 노인 암환자들은 자신의 신체적 상태를 100점 만점에 60점, 심리적인 상태는 76점으로 평가한 반면, 만족하지 못하는 노인들은 신체적으로는 35.8점, 심리적으로는 59.2점으로 평가했다.

한림대 성심병원 암센터 장대영 교수는 "성인 자녀들은 노부모가 받을 충격을 생각해 암에 걸렸음을 알리지 않기를 바라고 치료와 관련된 사항을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노인 암환자들은 치료과정에서 자신이 배제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노인 암환자들이 자신의 병명을 정확하게 알고 치료방법과 치료에 따른 증상을 제대로 이해해 치료과정에서 겪는 여러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게 되면 삶의 질이 높아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친구와의 지속적인 교류가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를 통해 노인 암환자들 중에서 암을 진단받기 전과 동일하게 친구와의 교류를 지속하는 사람일수록 삶의 질이 좋은 상태라는 결과를 얻었다.

친구와의 대화가 충분한 사람은 전반적인 삶의 질을 100점 만점에 평균 53.4점으로 평가했지만, 충분하지 못한 사람은 39.2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윤현숙 교수는 "죽음으로 가는 길로 인식해 사회 활동을 줄이고, 이로 인해 우울과 고독에 빠져 버리는 노인들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면서 "암을 만성질환으로 여기고 친구와의 만남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치료 과정과 결과를 평가할 때 개인의 신체'심리적 상태 및 사회적 기능의 정도를 포괄적으로 다룰 필요성이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노인 암환자 삶의 질을 향상을 위한 사회심리학적 개입과 의학적 개입방안을 모색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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