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가족 나들이에 좋은 계절이 왔다. 그러나 너무 가까이 있고 친근하기에 오히려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바로 대구에 있는 미처 깨닫지 못한 관광자원들이 그렇다. 대구 관광자원의 가치는 대구를 처음 찾은 외국인이나 외지인들에 의해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
대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07년 18만4천700여 명에서 2011년 37만1천600여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관광 불모지라는 오명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기존의 단체관광객 중심에서 개별관광, 가족관광, 한류관광, 의료관광 등 관광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 미주, 유럽 등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관광지와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된 전략은 그만큼 중요하다.
대구관광협회의 도움을 받아 4, 5월 대구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관광코스 가운데, 시민들의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적합한 곳을 골라봤다. 익숙한 풍경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대구의 참맛과 가치를 느껴보면, 대구가 달리 보일 것이다.
◆봉무공원~신숭겸 장군 유적지~팔공산 벚꽃 순환도로~동화사
팔공산은 천혜의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대구의 얼굴이다. 봉무공원은 팔공산 자락에 조성된 레포츠공원으로 1992년 10월 개원했다. 족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테니스장, 롤러스케이트장, 씨름장, 체력단련장 등 각종 체육시설과 야외공연장, 야영장, 나비생태공원, 나비생태학습관, 어린이 놀이터를 비롯해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단산지와 녹지공간이 잘 어우러져 있다. 단산지를 한 바퀴 도는 3.9㎞의 산책코스와 단산지에서부터 산길을 올라 강동산불초소-감태봉-구절송-강동약수터-전망대를 거친 뒤 나비생태공원으로 돌아오는 7㎞의 산책로가 일품이다.
봉무공원에서 파계사 쪽으로 가다 보면 나타나는 신숭겸 장군 유적지는 1981년 7월 1일 대구광역시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곳이다. 신숭겸 장군은 927년 후백제군과의 싸움에서 크게 패해 고려 태조 왕건의 목숨이 위기에 처하자 왕으로 변장하여 싸우다 왕건을 대신해 전사한 충신이다. 지금도 동화사와 파계사로 갈라지는 고개를 왕건의 정예군이 크게 패했던 고개라고 하여 '파군재'라고 부른다. 팔공산과 대구 일대에는 왕건과 관련된 '독좌암' '왕산' '무태' '안심' '해안' '반야월' 등의 지명이 전해오고 있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봄꽃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대구의 대표적 꽃길 30곳 중 팔공산순환도로(팔공CC~수태골)는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곳으로 으뜸이다. 4월 둘째 주에 벚꽃이 절정을 이룬 것을 감안하면 늦은 방문이 아쉽다. 하지만 봄을 알리는 초록빛 녹음의 상쾌함도 즐길 만하다. 이 밖에도 벚꽃 드라이브 코스로는 옥포로(용연사 진입로'달성군 노인복지회관 앞길), 다사로(다사초교~해량교), 헐티재(가창댐 옆길) 등이 손꼽힌다.
동화사는 팔공산의 대표적 사찰이다. 신라 소지왕 15년(493년) 극달이 세운 유가사를 832년 중건할 때 사찰 주변에 오동나무 꽃이 만발해 동화사라고 개칭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물 6점 이외에도 홍진국존진응탑비 등이 있고, 1992년에 높이 30m의 석불 약사대불이 조성되었다.
◆강정고령보~달성보~하목정~남평문씨 본리세거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대구의 명소가 하나 더 생겼다. 강정고령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강정고령보는 상류 안동댐으로부터 166㎞, 하류 낙동강 하굿둑으로부터 168㎞ 지점에 있다. 낙동강의 중심인 만큼 상징성도 크다. 그래서 그런지 4대강 살리가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 중에서 길이와 규모가 가장 크다. 길이 953m, 저수량 1억800만t인 강정고령보는 청도 운문댐에 버금가는 규모이다. 폭 45m, 높이 11.6m 수문 2개도 동양 최대이다. 규모뿐만 아니라, 주변경관과 지역특색을 살린 디자인과 문화'놀이시설도 발길을 끄는 요인이다.
방문객들이 걷거나 자전거로 통행하며 강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가야금과 가야토기 형태의 전망대와 강수욕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낙동강 12경 중 하나인 달성습지와 어우러져 대구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기대된다.
반면 달성보는 야간 조명이 명품이다. 달성군 논공읍 하리와 고령군 개진면 인안리를 잇는 달성보는 낙동강을 항해하는 뱃머리를 형상화해 건설되어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
외국인들은 또 하목정(대구시유형문화재 제36호)과 남평문씨 본리세거지를 즐겨 방문한다. 하목정은 1604년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었던 낙포 이종문이 세운 정자인데,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머문 적이 있어 '하목정'이라는 정호(亭號)를 하사했다. 당시 일반가옥에는 서까래 위에 부연(附椽)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였으나 인조의 명으로 부연을 달았다.
남평문씨 본리세거지는 목화씨를 가져온 고려 때 충신 문익점의 18세손 문경호가 터를 잡았다. 문씨만의 마을을 만들 것을 계획하고 원래 절이 있었던 명당 터인 이곳에 정전법에 따라 구획을 정하고 터전과 도로를 번듯하게 한 뒤 집을 지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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