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참 지역일꾼으로 내조·외조 최선"…19대 총선 대구경북 초선 배우자들

'남편이 중령이면, 마누라는 대령.' 배우자의 막강한 영향력을 빗대 이르는 말이다. 국회의원에게도 배우자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에 위치한 인물이다. 특히 국회에 첫 입성하는 초선의원들에게 거는 지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배우자의 역할과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가장 지근한 거리에서 든든한 우군으로, 때로는 냉철한 비판자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19대 총선을 통해 지역에서는 11명의 지역구 초선 의원이 탄생했다. 당선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는 배우자들을 소개한다. 유성걸(대구동갑)'김종태(상주)'김형태(포항남울릉) 당선자의 배우자는 개인적인 이유로 인터뷰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통질문

1. 인사드려요.

2. 이렇게 만났어요.

3. 의원님은 이런 사람.

4. 참 힘들었던 선거.

5. 앞으로 각오.

◆"열심히 일해 4년 후 다시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대구중남 김희국 당선자 부인 안성혜씨

1. 너무나 생소했던 후보자를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아! 김희국'이라며 알아봐 주셨던 분들과 크게는 대한민국과 대구시. 그리고 중남구를 위해서 결단해 주시고 김희국을 선택해 주신 유권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역민께 최선을 다하는 의원이 될 수 있도록 내조하겠습니다.

2. 남편이 행정고시에 합격하던 해 1981년 여름에 중매로 만났습니다. 중매라고는 하나 남편의 적극적인 프러포즈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 여자, 남편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다 보니 서로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워낙 씩씩하고 결단력 있는 남편이 어려보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3. 단점으로는 사소한 일이라 생각되는 것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다 집안에서 해결해야 하지요. 예를 들어 이사 갈 집을 구하고, 돈을 맞추고, 이삿짐을 싸고, 못질을 하고, 전구 바꾸는 일 등등입니다. 장점으로는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목표를 세우면 한 곳만 향해서 나갑니다. 그래서 그의 공무원 31년의 생이 활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난생처음 여러 곳을 다니고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분들이 오라는 것도, 인사를 하자는 것도 아닌데 찾아가서 김희국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인사를 하는 것 자체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5. 능력 있는 김희국 의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제가 해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보겠습니다. 또 듣겠습니다. 4년 후에는 "능력 있고, 성실하고 또 부지런한 일꾼이다"라고 인정받는 정치인으로서 다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내조하겠습니다.

◆"선거기간 공약 지키도록 '내부 감시자' 될 겁니다"…대구서구 김상훈 당선자 부인 김현숙씨

1.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당선자를 지지해주고 성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서구가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라는 것을 알면서 가슴 아팠습니다. 당선자가 서구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선거 때보다 더 열심히 돕겠습니다.

2. 엄마 친구분의 소개로 처음으로 선을 봤는데 그게 바로 운명적인 만남이었습니다. 6개월간 사랑을 키우다 가정을 꾸리게 됐습니다. 20년간 함께 살면서 반찬 투정 한 번 하지 않을 정도로 소탈한 성격이라 특별한 내조는 하지 않지만 항상 지켜보면서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3.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항상 몸에 배어 있습니다. 처음이나 끝이 똑같은 편이라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편입니다. 아이들과의 약속도 어긴 적이 잘 없습니다. 가정 내에서도 아이들에게 항상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너무 고지식하고 말주변이 없는 편이라 조금 심심하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한 마디로 재미없고 과묵한 '경상도 남자'입니다.

4. 선거운동기간 당선시켜주면 '서구를 떠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진심을 몰라주는 것 같아 서운함도 느꼈지만 지금껏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지역 민심을 외면하고 이용했나 하는 생각에 남편이 왜 정년이 많이 남은 공직을 버리고 출마하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5. 당선자가 선거운동기간 중에 지역민들에게 내건 공약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내부 감시자'가 되겠습니다. 지역 어르신의 목소리와 여성들의 목소리도 귀담아들어 당선자가 국정 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내조하겠습니다.

◆"나랏일 하는 사람 위해 신문기사 스크랩 해 줄 것"…대구북갑 권은희 당선자 남편 강신욱 씨

1. 처가가 이곳에 오래 살았지만 그래도 처음 공천받고 왔을 때는 당선자가 많이 힘들어 해서 걱정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선거운동을 하면서 여러분들이 많이 이해해 주시고 도와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당선자가 지역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2. 당선자는 대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고 전공도 같아서 대학 4년을 같이 다녔습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도 둘만 합격을 해서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결혼은 운명이었습니다. 당선자가 바쁜 가운데서도 건강관리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당선자는 워낙 사람들 만나는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약속이 많고 늘 바쁩니다. 또 시간이 날 때는 혼자서 텃밭에 가서 땅을 팝니다. 자기수련의 장이라나요. 외향적이면서 내성적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입니다. 아이들에게도 긍정적 마인드 교육을 자주 합니다. 단점은 집에서는 자신의 일에 대해서 별로 얘기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보처리기술사 자격증을 따고도 집에는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4. 체력이 달려서 힘들었습니다. 동서와 한 조가 되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명함 돌리고 인사하고 다니다보면 집에 와서 파김치가 되어 잠들곤 했습니다. 그런데 당선자는 내가 잠들 때 들어와서 새벽되면 벌떡 일어나 나가는 걸 보면 신기했습니다. 신나게 하면 피곤하지 않다고 얘기했습니다.

5. 나랏일을 해야하는 사람이니 가사일이나 가족들 걱정을 하지 않게 해줘야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모두 성인이고 자기 일들을 잘 알아서 합니다. 제가 더 신경을 써야 하겠지요. 신문기사도 스크랩해줄 생각입니다.

◆"긍정적 에너지·청렴 장점 살릴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대구달서갑 홍지만 당선자 부인 김수현 씨

1. 겨울과 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지역의 여러분들에게 명함으로, 또는 직접 만나 뵙고 인사드리면서 가슴이 뜨거웠던 적이 많았습니다. 젊은 저희를 믿고 지지해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보내주신 응원과 기대에 진실되게 흔들림없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남편을 열심히 돕겠습니다.

2. 시아버님과 친정아버지께서 계성고등학교 동기총창이십니다. 친정아버지의 중매(?)로 연애기간을 가진 뒤 결혼했습니다. 보통주부들의 내조 모습과 다를 게 없이 같습니다. 단, 남편이 외식을 많이 하는 편이라 아침만이라도 꼭 골고루 챙겨주려고 노력합니다. 홍삼과 비타민류는 열심히 챙겨주는 편입니다. 집에 오면 밖에서 있었던 복잡한 생각을 덜고, 편안히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내조라고 생각합니다.

3. 늘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사람입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목표로 세운 것은 끝까지 해내는 사람입니다. 잔정도 많아 어려운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는 참 결혼을 잘했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합니다. 타인의 시선을 별로 의식하지 않아 눈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간혹 있습니다. 너무 솔직하다는 것이 때로는 단점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4. 남편을 비방하는 상대 캠프의 거리 유세를 듣고 또 들을 때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선거운동기간 동안 지역유권자들이 즐겁게 인사를 받아주거나 응원을 해줄 때는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5. 남편이 집에서는 편안히 쉬고, 일터에서는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잘 돕겠습니다. 청렴하게 일 할 수 있도록 공직자의 아내로서 본분을 지키겠습니다.

◆"주민들과 지역민 사이 소통의 가교 역할 하고파"…대구달서을 윤재옥 당선자 부인 박혜숙 씨

1. 경로당, 장애인 시설, 전통상가 및 상점 등 지역의 골목길을 다니면서 인사드릴 때 두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시며 격려해 주신 지역민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의 말씀은 아마도 평생 받을 사랑을 단 몇 개월 만에 다 받은 기분입니다. 윤재옥 당선자가 이처럼 크나큰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배우자로서 그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2. 대학 2학년 때 남편의 대학 동기 소개로 만나 4년 만에 결혼했습니다. 평소 내조는 집에 들어오면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주고 같이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등 가급적 같이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집에 있을 때만이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합니다. 건강 챙기기는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해 주는 것 외에는 특별히 없습니다.

3. 최선을 다하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입니다. 공직생활을 통해 절제와 겸손이 체화되어 있으며 특히 균형감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과 정이 많은 사람이나 아직까지 표현을 잘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4. 고위 공직자 출신이고 경찰 출신이라서 부드럽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 선거가 끝나면 서울로 가 대구에 잘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 등 억울한 이야기가 들릴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5. 초심을 잃지 않고 지역과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옆에서 내조하는 것이 배우자로서의 바람직한 자세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그늘진 곳을 조용히 찾아다니는 그림자 내조와 가급적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짐으로써 남편과 지역민 사이의 소통의 가교가 되겠습니다.

◆"군수 이어 국회의원까지 시켜주신 주민들에 거듭 감사"…달성 이종진 당선자 부인 추기주 씨

1. 군수에 이어 국회의원까지 시켜 주신 달성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약사항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챙겨서 빠짐없이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2. 당선자께서 면사무소에 근무하고 제가 우체국에서 근무할 때 연애결혼을 했습니다. 내조는 특별한 것이 없고, 당선자의 의견을 많이 존중하고 따라주는 편입니다. 1남 4녀의 어머니로서 아이들 뒷바라지만 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건강관리는 제 시간에 식사를 하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육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서는 채소 반찬을 주로 준비합니다. 식단은 잡곡밥에 된장찌개를 주로 준비합니다.

3. 장점은 정이 많아 자상한 편입니다. 또 도전정신이 투철해서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됩니다. 일에서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단점은 너무 완벽을 추구하고 꼼꼼해서 짜증스러울 때가 간혹 있습니다. 또한 친구 사귀기를 좋아해 술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솔직히 건강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4. 상대방 후보 쪽에서 유언비어를 퍼트려 무차별 공격을 해올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병원 문턱에 가지도 않았는데 당선자가 연설 후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가 왔다고 했습니다. 건강이 나빠 국회의원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려 선거에 이용하는 것이 안타깝고 힘들었습니다.

5. 초심을 잃지 않고 군민의 충실한 대변자로서 군민의 입장에 서서 군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내조를 충실히 할 각오입니다. 또한 건강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더욱 세심한 관심과 배려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상도 남자답지 않은 자상한 장점 잘 살렸으면"… 구미갑 심학봉 당선자 부인 황은숙 씨

1. 당선에 대한 기쁨과 앞으로의 책임감 때문에 만감이 교차하지만 확실한 것은 초심을 잃지 않고 낮은 자세로 구미를 발전시키도록 하는데 뒤에서 열심히 돕겠습니다. 화합과 포용의 장에 모두 하나가 되어 그런 구미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힘을 보태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다시금 구미 유권자들의 선택에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2. 대학시절에 처음 만나 6년 뒤 결혼했습니다. 총기가 빛나던 남편의 첫 인상에 반했고 남편은 저의 순수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습니다. 캠퍼스 곳곳를 오가며 쌓은 추억은 오랫동안 우리의 가슴 속 보물이 되었습니다. 매사에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칭찬은 단골 서비스입니다. 장소와 행사의 성격에 따라 의상과 스타일을 조언해 줍니다.

3. 유머가 풍부하고 긍정적이며 자상합니다. 경상도 남자의 무뚝뚝한 점은 별로 없습니다. 특히 가정의 대소사를 결정할 때 전폭으로 저를 지지해주고 존중해줍니다. 단점은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워낙 바쁘고 바깥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서운하고 속상할 때도 있습니다.

4. 유권자들이 따뜻하고 우호적으로 대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선거 기간 중 그게 가장 큰 힘이 됐습니다. 반대로 간혹 상대 진영이 거침없는 비방과 흑색선전을 하는 통에 많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선거를 도운 딸을 붙잡고 펑펑 운 적도 있습니다.

5. 눈높이를 항상 위보다 아래에 두고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느 상찬보다 서민들의 감사에 목이 메이는 참일꾼이 될 수 있도록 힘껏 돕겠습니다.

◆"초심 잃지 않고 겸손하고 낮은 자세 잃지 않도록… " 고령성주칠곡 이완영 당선자 부인 이은미 씨

1. 당선자가 일일이 찾아뵙지도 못하고 인사도 자주 못드렸는데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지역민들께 이해와 용서를 구합니다. 그럼에도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열심히 내조하겠습니다.

2. 서울에 살았는데 친구 엄마의 중매로 만나게 됐습니다. 정직하고 바른 모습에 호감이 갔고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키우다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내조다운 내조를 못해 아직도 당선자에게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음식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고 워낙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이라 특별한 내조가 필요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3. 대인관계가 워낙 넓은 편이라 항상 바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볼 때면 건강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또 의리와 정을 중시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절대 '나몰라라' 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아내된 입장에서 보면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간혹 곤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엄격한 편입니다.

4. 선거기간 동안 골목골목을 누비며 유세를 하느라 체력이 고갈돼 가장 힘들었습니다. 잠도 많이 부족했고요. 그러나 무엇보다 상대 후보 측의 흑색선전을 들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팠습니다. 굳이 '선거운동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격려와 지지였습니다.

5. 지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또 당선자가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할 수 있도록 내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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