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넥스트 데모크라시

넥스트 데모크라시/제러드 듀발 지음/이선주 옮김/민음사 펴냄

데모크라시는 '민중'을 뜻하는 그리스어 데모스와 '권력''통치'를 뜻하는 크라티아의 합성어이다. 민주주의는 신의 임명을 받은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에게 권력이 있다는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일부 국민들만 권력을 독점하고 있었고, 민주주의는 권력을 지닌 국민의 범위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 '최초의 디지털 원주민''소셜 네트워크 세대''넷 세대''밀레니엄 세대' 등으로 불리는 세대가 등장하면서 이 같은 흐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오픈 소스 혁명과 웹2.0 혁명을 경험한 이들은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정치체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넥스트 데모크라시의 구체적인 형태들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일상적인 주거환경 개선뿐만이 아니라 허리케인 재난으로 위기에 처한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도 시민 참여는 빛을 발했다. 소셜 네트워크 세대가 마주한 가장 시급한 질문은 거버넌스 과정의 본질에 대한 것이다. 그들에 따르면, '나'보다 '우리'가 더 똑똑하며 이윤이 아니라 열정이 더 좋은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데 기반한 오픈소스 모델이 민주주의의 잠재성을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들은 협력을 중시하고, 조직이 아니라 임무에 포커스를 맞추며, 타인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신뢰하고, 네트워크를 중요시해 허브가 아닌 교점이 되려 한다. 이제 이들이 만들어 가는 민주주의, 21세기에 걸맞게 새롭게 개편된 '넥스트 데모크라시'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352쪽, 1만6천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