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지럼증

귀 질환? 뇌 질환? 원인 복잡해서 어질어질

영남대병원 어지럼증 클리닉에 설치된
영남대병원 어지럼증 클리닉에 설치된 '전산화 동적자세검사기'는 짧은 검사시간에 환자의 자세 이상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장비다.

어지럼증은 주위 물체가 가만히 정지해 있는데도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고, 똑바로 서 있으려고 해도 자꾸 넘어지려는 상태를 말한다. 현기증 또는 현훈이라도 불린다. 원인은 대부분 귀 질환과 뇌 질환이며, 심혈관 및 안과 질환도 연관이 있다. 어지럼증은 크게 회전성과 비회전성으로 나뉜다. 이는 어지럼증의 원인을 찾는데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원인으로 생기는 어지럼증

회전성 환자는 흔히 '눈이 빙빙 돈다', '천장과 주위가 함께 돌아간다'고 호소한다. 귀나 뇌에 갑자기 심한 이상이 있을 때 발생하며, 귀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비회전성 환자는 휘청거리거나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 물체의 아물거림, 머리가 아프면서 어지럽다는 증상을 호소한다. 때로는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실신한다. 뇌 질환에 의한 경우가 더 많다.

귀 질환 어지럼증은 귀 울림, 난청, 귀에 무엇이 차 있거나 막힌 느낌 등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고, 반면 뇌 질환 어지럼증은 두통, 손발 및 얼굴 부위 저림, 말이 어둔해짐, 의식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귀 질환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크게 4가지가 있다. 먼저 '양성발작성 두위현훈'이다. 귀 안쪽 세반고리관에 아주 작은 돌멩이(이석)가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움직여서 1분 이내의 짧은 어지럼증이 일어나는 병이다.

귀 안쪽 미로에 림프액이 많이 차서 난청이나 귀 울림과 함께 몇 시간씩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메니에르병', 난청은 없지만 며칠 또는 몇 주 전 감기를 앓은 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갑자기 어지럼증이 며칠 이상 계속되는 '전정신경염'도 원인이다. '어지럼증을 동반한 돌발성 난청'도 있다. 한쪽이나 양쪽 청력이 떨어지면서 귀 울림과 어지럼증이 생기는 병이다.

이 밖에 ▷중이염을 오래 앓아 귀 안쪽에 염증이 퍼져 내이염이나 외림프구에 구멍이 뚫린 경우 ▷교통사고로 머리에 손상을 받아 미로진탕 또는 측두골 골절이 생겼을 경우 ▷뇌에 청신경 종양이 있는 경우 등이 있다.

◆영남대병원, 어지럼증 클리닉 열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먼저 어지럼증 특성과 과거에 사고를 겪은 적이 있는지,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는지 등을 철저하게 파악한 뒤 귀 상태를 진찰한다. 아울러 난청이나 귀 울림 증상을 확인하기 위한 청력검사와 전정기능 검사(어지럼증 검사), 영상의학 검사(X-선 촬영, CT, MRI) 등을 한다.

전정기능 검사에는 머리와 몸을 바르게 세울 수 있는지 알아보는 '직립반사 검사'와 몸이 한쪽으로 치우치는지 알아보는 '편의 검사', 어지럼증이 있을 때 생기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안진 검사'와 '유발안진 검사', 환자의 자세 이상을 전체적으로 검사하는 '동적자세 검사' 등이 있다.

영남대병원은 최근 어지럼증 클리닉을 열고 최첨단 장비인 '전산화 동적자세검사기'를 도입했다. 이 장비는 움직일 수 있는 시야장치와 움직이는 발판으로 구성돼 있다. 신체균형 유지를 위해 몸의 무게중심이 움직일 때, 무게중심과 발 중심을 연결하는 선의 동요각도를 감지할 수 있으며, 발가락 올림 및 발가락 내림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돼 있다.

영남대병원 이비인후과 배창훈 교수는 "최첨단 동적자세 검사는 평형질환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쉽고, 다른 검사에 비해 자극의 강도가 약해 환자가 편안히 검사받을 수 있으며, 검사 시간도 짧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또 "흔히 어지럼증은 진단까지 많은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며,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자주 자발해서 완전히 낫지 않는 병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와 재활이 꾸준하게 이뤄진다면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말=영남대병원 이비인후과 배창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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