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물가·저금리… 물가연동국채로 신바람 재테크

10개월 연속 중앙은행의 금리는 변동이 없다. 3.25%. 시중은행의 이자율이 제자리걸음인 것도 일리가 있다. 수신고를 늘려봐야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물가는 죄다 올랐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매월 4%대였다. 물가가 금리보다 높은 마이너스 금리 시대였다.

투자자들도 물가가 무섭다. 여윳돈을 은행에 묻어뒀다 꺼내보니 안전하긴 하지만 손해만 본다는 거다. 그럼 부동산 침체, 글로벌 시장 불안에 정처 없이 잔고에 묻혀 있던 뭉칫돈은 어쩌랴. 마침 정부가 물가연동국채의 문턱을 낮춰놨다. 개인도 물가연동국채 입찰에 참가해 유통시장이 아닌 발행시장에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물가연동국채는 세금도 아끼고 물가상승에도 그만큼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어 재테크 수단으로 조명받고 있다.

◆물가가 오를수록 수익률은 높다

물가연동국고채란 채권의 원금 및 이자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국채투자에 따른 물가변동 위험을 제거함으로써 채권의 실질 구매력을 보장하는 정부지급 보증의 국채다. 이 상품은 물가상승분만큼 원금이 증가하고, 이자는 증가된 원금에 표면금리(2.75% 혹은 1.5%)에 해당되는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으로 금리 상승의 주된 원인인 물가와 연동해 원금과 이자가 지급된다. 물가연동국채의 장점은 세금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이자에만 세금이 붙고 원금증가분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이 때문에 물가가 오를수록 신나는 상품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간 표면금리가 4%인 만기 10년짜리 물가연동국채를 샀는데 발행일 당시 100이던 물가지수가 10년 뒤 120까지 올랐다면 원금은 1억원에서 1억2천만원으로 늘어난다. 원금 상승분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고스란히 순수익이 된다. 세금이 붙는 이자수익을 뺀 것이다.

물가가 하락하면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지만 물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글쎄올시다'다. 만에 하나 물가가 떨어져 원금손실이 나더라도 이자가 원금손실 부분을 상당 부분 상쇄하기에 실질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무엇을, 어떻게 사나

물가연동국채는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해 직접 사고팔 수 있다. 개인도 물가연동국채입찰에 참가해 유통시장이 아닌 발행시장에서 직접 살 수 있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달부터 물가연동국채 발행예정금액의 20% 범위 내에서 개인에게 우선배정하고 소액 개인투자자의 응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응찰 단위 금액을 10만원으로 정했다. 일부 증권사에서 입찰을 대행하는데 직접 물가연동국채를 낙찰받으면 유통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1억원당 100만~150만원이 싸다고 한다.

물가연동채권에 직접 투자하기 부담스럽다면 물가연동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물가연동국채를 투자 포트폴리오로 담고 있는 펀드는 총 11개가 출시돼 있다. 대부분의 물가연동국채펀드가 자산의 50% 이상을 물가연동국채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형펀드 만큼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물가상승률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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