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넷북도 무겁다' 이젠 울트라 시대

울트라북 시장 성장

'보급형 노트북의 대세, 울트라북이 차지할까.'

최근에 노트북 구입을 고려했다면 '울트라북'에 한 번쯤 눈이 갔을 것이다. 얇고 세련된 디자인에 무게도 가벼워 노트북을 자주 들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한때 가벼운 노트북을 선호하는 사람들 사이에 유행했던 넷북보다 성능은 훨씬 뛰어나고, 기존 노트북보다 한번 충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길어 차세대 보급형 노트북으로 시장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SSD를 이용해 가볍고 부팅 빠른 울트라북

울트라북은 제조사는 다르더라도 '인텔 노트북'이라고 볼 수 있다. 인텔이 얇은 두께, 초경량 등 휴대성을 극대화한 디자인 가이드를 제공하고, 제조사와 공동 프로모션으로 만든다. 울트라북이라는 이름 자체가 인텔의 브랜드인 셈이다. 11인치 울트라북을 기준으로 봤을 때 대개 두께는 17㎜, 무게는 1.2㎏ 이하다.

울트라북의 출시는 애플의 맥북과 연관이 깊다. 맥북 에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항마로 등장한 것이 울트라북이기 때문이다. 맥북 에어에도 인텔의 CPU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인텔의 영향력이 그 이상으로 미치지는 못한다.

실제로 울트라북은 스티브잡스가 맥북 에어를 소개할 때 서류봉투에서 꺼낸 것처럼, 서류봉투에 담을 수 있을 만큼 얇다. CPU는 물론 하드디스크를 대신하는 저장장치인 SSD, 그래픽까지 모두 인텔이 만들어 맥북 에어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울트라북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장장치다. 기존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대신해 반도체 드라이브(SSD'Solid State Disk)를 사용한다. 이 SSD는 흔히 사용하는 USB에 사용하는 것으로 HDD가 보호케이스 안에서 회전하는 하드디스크 플래터와 모터로 구성된 반면 반도체 칩으로 이뤄져 있다.

SSD는 모터가 없고 회전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더 얇고 가벼우면서 전력 소모가 적고 발열도 적다. HDD에서 발생하는 회전음이 나지 않다 보니 소음도 적다. 또 부팅 시간도 채 10초가 걸리지 않는다.

울트라북과 비슷한 상표로 '울트라씬'도 있다. 이는 인텔의 경쟁사 AMD에서 내놓은 상표로 맥북 에어 출시 이후 기존 노트북에 비해 얇은 노트북을 지칭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용어이기도 한다.

◆비싸지만 뛰어난 성능 덕에 커지는 울트라북 시장

울트라북의 차별화는 결국 SSD인 셈인데 문제는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HDD를 탑재한 일반 노트북이 보통 500GB 이상의 저장 용량을 제공하는 데 반해 값비싼 울트라북이 최대 256GB의 저장 용량만 제공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델(DELL)사의 울트라북 XPS 13 모델의 경우, SSD 128GB 제품의 가격은 140만원대, 256GB 제품은 160만원대로 128GB 용량을 추가하려면 20만원 정도가 든다. 500GB HDD 부품이 10만원 정도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비싼 셈이다.

가벼운 무게와 함께 성능까지 갖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은 울트라북은 지난 1월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지만 비싼 가격 때문인지 생각만큼 초반 판매량이 따라주지 않았다. 노트북 시장 전체에서 약 10%를 차지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가전업계 관계자는 "성능이 뛰어난 만큼 가격이 비싸다 보니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햇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울트라북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월 들어서 판매된 노트북의 20% 이상이 울트라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매되는 4, 5대 중 1대가 울트라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유통망 쪽 얘기를 들어보면 젊은 층, 그중에서도 여성들을 중심으로 반응이 좋은데 아마 휴대성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올 2분기에는 3세대 인텔코어 아이비브릿지 프로세서를 탑재한 울트라북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아이비브릿지가 탑재되는 2세대 울트라북은 100여 종이 넘을 전망으로, 샌디브릿지의 1세대 울트라북 75종보다 제품군이 확대된다.

아이비브릿지는 인텔 최초 3D 트랜지스터를 통해 22나노미터 제조공정을 적용한 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다. 2세대 샌디브릿지에 비해 70%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갖추고 있다.

가격도 점차 내려갈 전망이다. 인텔은 최근 중국 한 포럼에 참여해 699달러짜리 울트라북 출시를 예고했다. 기존 울트라북이 800~1천300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렴해지는 편이다.

인텔은 아이비브릿지 탑재와 가격 인하 등으로 올여름 울트라북의 시장경쟁이 정점에 오를 것으로 보고 점유율을 올해 말까지 노트북 전체 시장의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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