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대구통합교과논술지원단이 출범했다. 2007년부터는 학교에서 통합교과형 논술수업을 시작했다. 학교논술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전국의 여러 학교를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참관한 다음, 그 장점을 결합한 것이었다. 논술수업은 수강신청을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요휴업일을 활용하여 하루 종일 실시되었다. 당시에 실시했던 통합교과적인 논술수업 과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전 9시. 수업 담당 교사들은 수업 전날 밤 늦게까지 토의하고 준비한 통합교과논술 자료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수업과정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미 한 달 전부터 매일 만나 수업할 내용에 대해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문제를 만들었다. 전체 수업은 4차시로 구성되어 있고 각 차시는 90분이다. 1'2반은 인문반, 3'4반은 자연반. 1'2차시는 서로 다른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가 교차하면서 진행한다.
1반에서는 사회과 교사가 논술수업의 전반적인 과정을 소개한다. 함께 고민할 문제는 '조선 후기를 통해 본 세계화 대응 방식'이다. 3개 조로 나누어진 아이들이 차례로 자신들이 조사한 내용을 PPT를 활용해 발표하고 다른 조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한다. 학생들의 발표가 끝난 뒤 교사가 북벌과 북학, 우리 나라의 개방화 과정, 최근의 세계화와 관련된 수업을 실시한다.
그 다음 읽기 자료를 학생들에게 배부한다. 읽기 자료는 병자호란 당시의 상소문, 북학 관련 자료, 세계화 관련 자료 등으로 구성되었다. 20분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 학생들은 자신이 분석한 자료의 내용을 발표하고 의견을 나눈다. 토론 방식은 찬반논쟁보다는 자유토론. 다소 거칠지만 학생들의 생각은 기발하다. 학생들은 자신의 의사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교사는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거친 의견을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주어진 논제와 관련된 발표를 한다. 다른 조의 학생들은 발표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발표조가 대답한다.
2반에서는 국어과 교사가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과정은 같다. 학생들은 조별로 박지원의 문학과 열하일기 등에 대해 발표하고 질문과 대답을 반복한다. 이후 교사가 열하일기 중 한 부분으로 꾸민 읽기 자료를 배부한다. 사회과에서 제기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료다. 조선 후기라는 시대에 개방과 관련해 깊이 고민한 지식인 박지원을 살펴보면서 현재 우리들의 대응 방식을 찾는 과정이다.
3반은 자연계열을 지망하는 학생들이다. 자연계열반 주제는 '물의 본질과 사용 방법'이다. 교사(수학 담당)가 함수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한다. 학생들에게 문제를 스스로 풀게 한 다음 자신의 방식을 칠판에 나와서 설명하게 한다. 다른 학생들은 문제 풀이 과정을 살펴보면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본다. 교사는 어려운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탐색한다.
4반도 자연계열을 지망하는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화학 담당 교사가 수리과학논술에 관한 전반적인 방향과 해결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물과 관련된 읽기자료를 배부한다. 서로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물의 본질과 소중함에 대해 인식한다.
점심시간 이후 3차시는 글쓰기 시간이다. 3, 4개 정도의 논제가 담긴 문제지를 받은 학생들은 글쓰기를 시작한다. 각 논제는 300자, 또는 400자 정도이고 마지막 문제는 통합 문항으로 1천200자 정도의 분량이다. 4차시는 첨삭 및 종합토론 시간이다. 먼저 친구가 쓴 글을 서로 돌려가면서 읽는다. 미진하거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서로 의견을 나눈 다음, 2명의 교사에게 질문한다.
90분으로 예정된 시간이 훌쩍 지나고 오후 5시가 넘는다. 학생들에게 작성한 논술문을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리도록 안내하면서 수업을 끝냈다. 홈페이지에 올린 논술문은 교사들이 댓글을 통해 간단하게 첨삭을 한다.
한준희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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