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MBC, 사상 첫 자체 프로 중단

낙하산 사장 반대 총력 투쟁, 비노조원 간부들까지 동참

낙하산 사장 내정에 대한 전국 6개 MBC 계열사 구성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MBC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뉴스 등 대부분의 자체 제작 정규 프로그램 방송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공정방송 복원과 김재철 MBC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44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대구지부(이하 대구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이달 19일 차경호 기획조정본부장을 대구MBC 사장으로 내정함에 따라 23일부터 TV와 라디오 뉴스를 비롯, 자체 제작 대부분의 정규 프로그램 제작'방송을 중단하고 '낙하산 사장 반대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자체 제작 정규 뉴스 방송이 중단된 것은 내년 창사 50주년을 맞는 대구MBC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권창모 대구MBC 노조 위원장은 "현 박영석 사장의 임기(내년 3월)가 남아있는데다 경영 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한 사유도 없이 사장을 교체한 것은 지역사 자율경영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청와대 낙하산인 김재철 사장이 또 다른 낙하산을 보내 지역 MBC를 장악하려 하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대구MBC는 2008년 이후 두 차례 연속 자체적으로 사장을 배출해왔다.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비노조원이었던 간부 사원들의 동참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 20일 국장'부장 18명이 보직을 총사퇴하고 노조와 행동을 같이 하기로 한 가운데 23일까지 국장'부장급 사원 23명이 노조에 재가입했다. 대구MBC노조에 따르면 이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차경호 신임 사장 내정자는 25일 출근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조는 출입구를 모두 봉쇄하고 출근을 저지하기로 해 충돌이 예상된다. 대구MBC 노조는 차 사장 내정자에게 사장직 사퇴를 요구했지만 차 내정자는 "김재철 사장의 사장 선임을 거부할 의사는 없다. 지역사 사정을 잘 안다"며 "반드시 대구에 내려가겠다"고 밝혀 노조와 마찰이 예고되고 있다.

한편 대구MBC 노조를 비롯한 전국 18개 계열사 노조원 50여 명은 23일 오전 계열사 사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0층 주총장 입구에서 일방적 지역사 사장 선임에 대해 항의하는 농성을 벌였다. 대구MBC의 경우 현 박영석 사장의 사직서가 늦게 도착해 주총이 하루 또는 이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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