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대가야 체험축제가 남긴 과제

고르지 못한 날씨에도 고령군의 '대가야체험축제'는 4일간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 나름대로 성공한 축제로 평가됐다.

8회째 열린 대가야축제는 해를 거듭 할수록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매년 되풀이됐던 '먹거리에 대한 불만'이 사라진 것만 봐도 이번 축제는 성공적이었다. 칭찬할 것도 많지만 더 나은 축제를 만들기 위해 몇가지 아쉬운 부분만 지적하고자 한다.

고령의 대가야체험축제는 전국 어느 지자체도 모방할 수 없는 대가야시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이번 축제는 고령만의 정체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 축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의 공연과 체험이라면 반드시 고령을 찾을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고령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축제장을 통해 대가야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대가야 문화콘텐츠가 없다 보니 축제 콘셉트와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중국 경극 '당백호 점추향'을 축제기간 내내 주 무대에 세워 관광객을 헷갈리게 했다.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체험장은 유치원생 수준의 종이접기 놀이 수준의 체험에 불과해 불만이 많았다. 축제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른 일요일 오후 곽용환 군수 등은 산불진화 헬기를 타고 축제장 상공을 30여 분이나 저공비행하면서 축제장 광경을 살폈다. 헬기 소음으로 한껏 무르익은 축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이 같은 행동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

관광기반을 바탕으로 먹고살아야 할 고령이 미래지향적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축제'공연 전문 인력 양성과 문화콘텐츠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어설픈 뮤지컬 제작보다 대가야시대의 역사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한 연극 한 편만이라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고령'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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