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학교폭력, 학교'당국의 의지와 열정에 달렸다

경북도교육청이 24일 지역 내 모든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에 관한 전수조사를 다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조만간 전국적으로 실시될 학생 정서'행동 발달 심리검사에서 자살 징후를 보이는 학생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영주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관련 중학생 자살 사건에서 보듯 그동안 추진해온 허점투성이의 학교폭력 예방 대책에서 전혀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교육 당국이 자인한 셈이다.

최근 교과부가 실시한 2012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서 경북의 회수율이 겨우 11%에 불과했다는 것은 당국이 학교폭력 문제를 풀 실마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실정도 모른 채 학교폭력 예방책이라고 추진해 왔으니 성과는커녕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으면 다행한 일이다. 더욱이 자살한 영주 중학생의 경우 자살 고위험군이었음에도 학교 측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은 학교와 교육 당국이 학교폭력을 바로잡을 의지나 능력이 없음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럼에도 학교와 교육 당국이 문제가 확대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학생들 입단속부터 하는 자세로는 학교폭력 문제를 풀 수 없다. 영주 자살 사건이 터진 후 실시된 무기명 설문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 사례가 무더기로 쏟아졌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국은 알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교사와 학교, 당국의 의지와 열정이다. 결국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폭력을 풀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다. 당국의 실천 대책들은 문제의 해법을 뒷받침하는 틀이자 과정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교사와 학교, 학부모, 당국이 합심해 진정성을 갖고 노력한다면 어렵지만 학교폭력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 과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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