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경환 "난 김형태 아닌 다른 사람 공천 추천했다"

공천 실세 '최재오' 논란에 강력 반발

최근 친박계 내부에 권력투쟁 파열음이 일고 있다는 중심에는 최경환 의원(경산청도)이 있다. 심증만 있지 물증은 없는 '최재오'(18대 공천을 주무른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전 특임장관을 빗댄 말) 소리를 들었고, 박근혜로 가는 소통의 길목에 수문장 역할을 하는 측근 중의 최측근이라는 말도 듣고 있다. 친박계 내 그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최 의원은 지역 기자들과 점심을 먹으며 "지금 친박은 자중자애(自重自愛'말이나 행동을 신중하게 한다)해야 한다"고 열 번도 넘게 강조했다. 그를 둘러싼 몇 가지 의혹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하면서다.

최 의원은 이번에 '공천 실세(?)'로 최재오라는 별칭을 얻었다. 경북도당위원장으로서 경북 어느 지역에 경선을 실시하도록 하는 데 입김을 넣었고, 대구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당 내부에서부터 나왔다. 박근혜 지역언론특보인 김형태 당선자를 그가 공천했고 제수씨 성폭행 미수 의혹이 인 뒤에도 늑장 조치를 하며 박 위원장의 판단을 늦췄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의 말은 달랐다. "공천에서 떨어져 있으려고 일찌감치 지역으로 내려와 있었다. 다만 낙천한 인사들의 하소연을 들어줬을 뿐이다. 이들이 공천에 반발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적(敵)이 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김형태 공천을 어떻게 내가 할 수 있나? 성추문 의혹이 제기된 것은 투표 사흘 전인데 녹취록을 만든 사무실에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려고 하니 전화 연결도 되지 않는 유령회사였다. 철저히 검증해달라고 중앙당에 직접 요청한 것이 바로 나다"고 김형태 당선자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최 의원은 김 당선자가 아닌 다른 인물을 추천했다고 했다.

최근 친박계 유승민 의원이 "박 위원장의 보좌 시스템이 더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 다른 친박 핵심의원이 "(김형태 건 등이) 박 위원장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 아니냐"고 한 것도 최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곧바로 친박계 권력투쟁으로 비화됐다. 최 의원은 이 같은 해석과 관련, "친박계가 싸우고 있다는 말을 하는데 그것은 자리 욕심, 권력욕이 있을 때나 나오는 이야기"라며 "저는 전당대회 출마 의사도, 원내대표 경선도 다 관심이 없다. 아무 욕심이 없는데 왜 싸우겠느냐.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경북도당위원장 임기가 6월 말 끝난다. 일각에서는 대선정국에서 경북지역 선대위원장 역할 때문에 최 의원이 연임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최 의원은 "도당위원장 임기도 끝낼 것"이라며 "3선이니 상임위원장 자리가 주어질 것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 의원은 정두언 의원이 공천 정국에서 '최재오'라고 쓴 직후 전화를 걸었다 했다. "무슨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한 거냐. 너무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정 의원이 "제가 그런 것이 아니고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전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정 의원은 트위터에 "박 위원장 주변은 지금 권력을 누리려고 갈등이 벌어지고 싸움이 벌어진다. 2002년 이회창 모델보다 오히려 더 강해진 느낌"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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