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9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듣는다]<3>대구 서구 김상훈·경북 상주 김종태

대구 서구 김상훈
대구 서구 김상훈
경북 상주 김종태
경북 상주 김종태

◆대구 서구 김상훈…'우물안 개구리'는 내 강점 정치 아닌 지역에 최우선

과거 같으면 서울의 고위 공직자 출신이 독점하던 국회의원 진출 대열에 지방 출신이 두 사람이나 포함된 것은 이번 총선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김상훈 당선자(서구)와 이종진 당선자(달성군)가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김 당선자는 고시 출신으로 정년을 10년 넘게 남겨두고 출마를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 당선자는 스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라고 표현했다. 대구 서구 비산4동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교육 전 과정을 대구에서 마쳤고, 1989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에도 지역에서만 공직생활을 한 때문이다. 고향을 떠난 것은 건설교통부, 일본 파견과 미국 유학(대학원) 등을 다 합쳐도 채 5년이 안 된다.

"중앙무대 경험이 적다는 지적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정부 부처 곳곳에 고시 동기들이 고위공무원단으로 포진해 있습니다. 나름대로 네트워크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지역의 입장을 정확하고 자신있게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의 정치 참여는 의외라는 시각이 많았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출마를 만류했다는 이야기도 화제다. 대구시청 현역 간부가 국회의원으로 직행한 전례는 한 번도 없었다.

"유권자들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습니다. 좋은 선례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솔직히 큽니다. 그러나 긴 호흡으로 정치를 하겠습니다. 일단은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제 정치적 위상에 다소 불이익이 있더라도 지역민을 위해서라면 감내하겠습니다."

4년 뒤 지역 주민들로부터 '김상훈이를 국회의원으로 뽑아주길 참 잘했다'를 소리를 꼭 듣고 싶다는 그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를 희망 상임위 1순위로 꼽았다. 공직 생활 중 씨를 뿌려놓은 대구시의 각종 사업을 훌륭히 완성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경제국장 시절 경제지표는 괜찮은데 체감경기는 왜 나쁠까 하는 게 늘 화두였습니다. 특히 서구는 주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많은 곳입니다. 각종 정책이나 예산 지원에서 소외돼온 탓이죠. 우선 대구도시철도 4호선의 서구 경유, 대구 평균을 훨씬 밑도는 도시가스 보급률의 확대, 중소형 아파트단지 건립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입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떠나는 서구에서 살고 싶은 서구로 반드시 바꾸겠습니다."

서구는 최근 10여 년 동안 중앙무대에서도 이름 석자가 통하는 거물급 의원이 당선돼 왔다. 반면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민원'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김 당선자는 서구 주민들의 갈증을 해소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경우가 바른 공무원'이란 평가가 늘 그를 따라다녔다.

"돌이켜보면 인생 1막에선 맡았던 일이 모두 잘 풀렸던 것 같습니다. 사심없이 일한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주민들을 '갑'으로 모시고 열심히 하다 보면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물 밖 개구리'가 인생 2막에서 어디까지 도약할지 궁금하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경북 상주 김종태…현안 해결 나설 땐 '장군 위엄' 지역민엔 더 낮은 자세로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있었던 일이다.

국군기무사령관 출신의 국회의원 후보가 전통시장에 나타났다. 분위기가 이상하다. 지긋한 분들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자리를 피하려 하고, 젊은이들은 후보가 꼬장꼬장하고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을 것으로 지레짐작했다.

그런데 예상 밖이다. 시장통을 들어선 후보가 서슴없이 난전을 펴고 앉은 할머니의 손을 덥석 잡는다.

"기호 1번 새누리당 김종태 후봅니다. 예전처럼 젊은이들이 넘치는 상주, 열심히 일하면 자식들 모두 공부시킬 수 있는 먹고 살만한 상주를 만들겠습니다. 꼭 한 표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선거가 끝난 지 열흘도 더 지난 25일 오전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김종태 당선자(경북 상주)는 4'11 총선 선거기간 내내 '장군출신답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생각보다 소탈하다', '겸손하고 진솔하다', '배꼽 인사를 하는 장군 출신은 처음 봤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불끈불끈 힘이 솟았다. 그래서 더욱 자세를 낮췄다. 그런 그에게 지역유권자들은 더 호응을 보냈다.

김 당선자는 나날이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고향의 모습을 보면서 직접 나서야겠다는 사명감 때문에 이번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한다.

그는 "상주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을 목격하고 난 뒤 '제가 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역 어른들에게 깨끗하고 정직한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김 당선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고생한다며 국밥 한 그릇 건네주시면서 '국회의원이 되면 싸우지 말고, 도둑질하지 말고,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신 어르신의 말씀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제19대 국회 등원과 동시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피해농가 지원 확대방안을 담은 법안을 대표발의 할 예정이다. 지역 농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겠다는 의지다.

이와 함께 김 당선자는 국방위원회나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국방위는 자신의 특기를 살릴 수 있고 농수산위는 지역현안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정책이 다뤄지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군사시설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며 "안보와 지역발전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더불어 김 당선자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래서 '김종태 국회의원은 누구보다 상주를 발전시킨 국회의원이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단다.

한편 김 당선자는 자신의 임기 동안 의정 활동 본보기가 될 만한 선배 국회의원으로 이웃한 지역구의 이철우 새누리당 국회의원(김천)을 꼽았다. 이번 19대 총선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이 의원의 지역구 활동 비법을 전수받고 싶다는 뜻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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