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일 현대미술의 정체성 고민

젊은 작가 10명 그룹전 '히스토리'

# 리안갤러리 내달 26일까지

'회화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해묵은 주제이지만 미술사에서 끊임없이 환기되는 화두다.

1970년대 모더니즘과 개념미술에 반발해 나타난 것이 신표현주의다. 신표현주의란 회화의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미술로, 형상성과 예술성의 회복을 주장한다. 특히 독일 미술가들은 자국의 문화가 철저히 부정되어 버린 제2차 세계대전 이후를 주제로 하기 위해서 20세기 초의 표현주의 기법을 답습했다.

신표현주의의 영향 아래 활동하고 있는 독일의 젊은 현대미술가들의 그룹 전시 '히스토리'(history)가 리안갤러리에서 5월 26일까지 열린다. 전후 독일현대미술을 이끌었던 신표현주의 미술의 영향 아래 성장해 온 작가 10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독일미술가들에게 2차 세계대전 이후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질문과 답을 구하는 과정은 회화의 핵심 주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서구 자본주의의 대량 소비사회 속에 난무하는 매체 이미지와 미술사적 요소들, 그리고 작가 개인의 자서전적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담겨 있다. 색채와 전통 회화 형식을 지켜오면서 회화의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실현시켜온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역사와 자서전적 이야기, 기억과 성찰, 그리고 재현과 표현의 문제를 다루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특히 동독 출신 화가 외르크 헤롤트 작가의 작품이 비중있게 전시된다. 외르크 헤롤트는 독일 미술의 표현적 성향과 매체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자본주의적 영향을 읽을 수 있다. 작가들의 작품 가운데는 전체주의에 대한 향수 등 독일의 현대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읽을 수 있다.

이들은 회화를 역사와 이야기를 담는 매개로 사용하고 있다. 요즘 대상의 단순하고 경쾌한 재현에 치중하는 흐름과는 조금 다르다. 감수성의 문제와 색채 표현력, 회화의 가치를 새롭게 실현시키려는 시도를 확인할 수 있다. 리안갤러리는 "회화가 갖는 고유한 가치를 탐구하고 실험하는 작가들의 과정과 그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회화적 감성과 표현의 진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53)424-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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