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생은 어디로 가고 당이 온통 정쟁의 모습으로 가고 있다"고 당 내부를 향해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우리가 또 한 번 잘못하면 자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또 기회를 주십사 할 수도 없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국민들이 우리 정치권에서 정말 또 저 짓을 하느냐고 생각하시게 하는 건 당을 해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권력을 둘러싼 당 내부의 갈등설 등 총선 승리 이후 불거진 당의 불협화음에 대한 경고다.
박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당 내부에 차기 지도부 명단이 돌았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최근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친박 핵심 인사들이 회동해 차기 당대표와 국회의장 원내대표 등 당과 국회 요직을 친박계 위주로 내정했다는 이야기와 내정자 명단이 나돌았다. 이를 두고 박 위원장은 "있지도 않은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당을 아주 흐리게 만들고"라며 격하게 비난했다.
이른바 친박계 내부의 갈등설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유력 대선주자인 박 위원장을 둘러싼 친박계 내부의 권력투쟁이 시작됐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실제 일부에서는 박 위원장이 장막에 가린 채 일부 인사가 전횡을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당의 집권 의욕은 당연하다. 그러나 집권의 목표는 개인의 정치적 영달이 아니라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있다. 새누리당이 총선 승리에 도취돼 향후 권력을 둘러싼 내부 싸움을 벌인다면 이는 박 위원장의 말처럼 기회를 가질 수 없다. 새누리당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의 국민적 불신을 받았다. 위기의 시간을 잊어버리고 정쟁의 추한 모습을 보인다면 박 위원장의 미래는 물론 새누리당의 앞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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