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박의 작명탐구] 심리학 박사 김정운

"아름다움과 변화 추구하는 역동성 짙어"

우리나라만큼 경쟁이 치열한 나라도 드물다. 어떤 생명에게나 삶은 그 자체가 생존을 위한 경쟁의 연속이라지만, 맹수에게 잡아먹힐 일도 없고 언제 어디서 적과 마주치게 될지 불안해야 할 필요도 없는 현대인은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 속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뜻이야 어찌됐든 일단 입시와 취업 경쟁만 이겨내고 보자는 사회분위기 속에 오늘도 수많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치열한 전쟁터로 향한다.

그러나 막상 경쟁에서 이겨도 행복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좋은 학벌, 좋은 직장을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공허함이 찾아오는 시간은 점점 늘어만 간다. 여기서 더 나빠지게 되면, '이렇게 되려고 지금껏 그 고생을 한 게 아닌데'라는 후회와 함께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민에 깊은 울림을 준 사람이 있다. 바로 한 달 전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김정운 박사다. 평소 어려운 개념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화법이 매력인 그는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 적극적으로 삶을 즐기고 자신을 사랑하며, 정기 검진을 받듯 항상 마음의 상태를 점검하라"고 자신의 뜻을 전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라"는 말을 남기며, 방송 녹화 일주일 후 교수직을 맡고 있는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자신의 직함 없이 남은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던 그의 말은, 어쩌면 그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꿈을 대변해 준 것이 아닐까한다.

김정운은 1962년 3월 27일 서울에서 출생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 끝에 고려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그는 학생운동에 참여해 학교에서 제적, 군대에 강제 징집되어 고된 나날을 보내기도 하였다. 전역 후 그는 삶의 전환점이 된 독일 유학길에 올랐고, 베를린자유대학원에서 문화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그는 명지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함과 동시에 대중에게 인문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스타강사로 활약했다. 교수직을 사직한 현재 일본에서 1년 여간 머물며 디자인과 놀이학에 관한 연구와 책을 쓸 예정이라고 한다.

성명학과 심리학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잘 아는 필자는 평소에 심리학 서적을 읽거나 심리학자들의 강의를 들어보면, 딱딱하고 자주 들어보지 못한 전문용어를 사용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김정운 박사는 사람이 어떠한 심리상태가 되어야 인생을 힘차고 즐겁게 살 수 있는지를 가슴 뻥 뚫리게 말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열등감보다는 교만함이 더 낫다. 80%를 못하더라도 20%를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 20%를 믿고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작명을 하고 그 이름이 사람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연구하는 필자로서 김정운 박사의 이름을 풀어보면, 그의 이름이 가지는 성격은 호기심이 강하고 정적이기보다 동적이며, 아름다움과 변화를 추구하는 아티스트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그가 심리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해 남부러울 것이 없는 교수가 되었지만, 모든 것을 접고 또 다른 분야인 디자인 공부를 시작한다니 그의 이름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아름다운 식신(食神)의 작용이 제 이름값을 다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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