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9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듣는다] <5>대구 달서갑 홍지만·경북 경주 정수성

대구 달서갑 홍지만
대구 달서갑 홍지만
경북 경주 정수성
경북 경주 정수성

◆대구 달서갑 홍지만

18대 낙선의 쓴 잔을 거울삼아 재수 끝에 대구 달서갑 주민의 선택을 받은 홍지만 당선자는 선거운동 때보다 더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해 다음 달 15일 열리는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의 대변인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이틀에 한 번씩은 서울에 올라가서 회의에 참석하고, 결정된 내용들을 취재진에게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인터뷰 중에도 중앙당에서 그를 찾는 전화가 수시로 울려댔다.

"물론 공중파방송 앵커 출신이란 점이 고려됐겠죠. 30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4'11 총선 당선자대회의 사회도 맡게 됐습니다. '잔바리'(연차가 낮은 기자를 뜻하는 은어)인 만큼 당에서 하라는 대로 열심히 해야죠. 하지만 '당선된 뒤에 코빼기도 안 보인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일이 끝나는 대로 곧장 대구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27명의 당선자 가운데 최연소인 그는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마음공부를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30대 중반부터 뉴스 앵커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데다 집권 여당의 공천장까지 거머쥔 채 고향에 출마했던 만큼 충격이 컸다. 그래도 4년간의 수양(修養)은 보약이 됐다. 이달 11일, 당선 확정 순간에도 성취감보다는 '진짜 고생이 이제 시작되는구나'라는 생각부터 떠올랐다고 했다.

"15년 기자 생활 동안 쌓은 각계각층의 인맥이 꽤 두텁다고 자부합니다. 중앙 당직도 맡을 자신이 있지만 그보다는 지역에서 더 인정받고 싶습니다. 임기를 마칠 즈음 '홍지만이가 애는 참 괜찮더라'는 칭찬을 꼭 듣고 싶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전달하기만 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눈물이 흐르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선거 기간 중 그를 괴롭혔던 '건방져 보인다' '뻣뻣하다'는 악소문이 꽤나 신경쓰였던 모양이었다. 너무 스스럼없이 행동하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충고에도 그는 "원래 잔머리를 잘 못 굴린다"며 "지역민들과 제일 친근한 국회의원, 국회의원답지 않은 국회의원이 될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성서산단이 있는 지역구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위의 주문이 많다고 했다. 방송전문가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도 관심 대상이다. 선거에서는 ▷실업률 감소 및 대기업 유치 ▷대구시청,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로 이전 ▷남부권 신공항 재추진 ▷상수도 취수원 상류 이전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고,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키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솔직히 공부는 부족하지만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과업이 주어져도 절대로 거절하지 않는, 일에 대한 긍정적 자세가 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처럼 신뢰를 저의 트레이드마크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경북 경주 정수성

"천년고도의 품격 있는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선량으로서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겠습니다. 지역주민들에게 사심 없이 오로지 경주 발전만을 생각하며 일한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합니다."

정수성 국회의원 당선자(경주)는 선거과정에서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공천 탈락의 쓴 잔을 마시기도 했지만 끝이 좋았다. 그래서 웃을 수 있다.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정 의원은 "뒤늦게나마 공천을 받은 것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었다"며 "평소 소탈한 마음가짐과 낮은 자세로 꾸준히 시민들을 만나 온 것이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무소속으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18대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만큼 임기 초반부터 지역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원자력 클러스터 정상 추진, 경주지역 경제살리기가 목표다.

오는 6월 제19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내놓을 제1호 대표발의 법안도 이미 정했다.

정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통과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고도보존에 관한 특별법'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재원마련을 위한 특별법'을 제출하기로 했다. 입법활동이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재정적 기반이 튼튼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19대 국회 개원과 함께 적응기간 없이 곧바로 지역현안 해결에 몰입할 생각"이라고 의정활동 포부를 밝혔다. 희망 상임위는 지식경제위원회를 꼽았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이전하는 등 경주가 원자력의 도시인만큼 원자력 관련 지역현안을 직접 다룰 수 있는 상임위원회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가능하다면 19대 국회 임기 4년 동안 지식경제위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중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정 의원은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길이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계 입문부터 친박을 표방한 무소속 초선 의원부터 재선 의원 정수성을 만드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이가 바로 박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지금도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만난 한 부부를 잊지 못 한다. 자신의 당선을 기원하며 7천 마리의 종이학을 접어 보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선거 초반 상대 후보들의 부정적인 선거운동으로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하루에 천 마리씩 7천 마리의 종이학을 보내주신 지지자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며 "'싸우지 말고 먹고 살 만한 경주를 만들어 달라'는 당부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은 시간이 나는 대로 경주의 문화유산을 차례대로 돌아보며 신라천년 왕국을 경영했던 선조들의 발자취를 음미할 예정이다. 현재의 문제를 푸는 지혜는 가까운 곳에서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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