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류시화 지음/ 문학의 숲 펴냄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1991),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1997)의 류시화 시인이 15년의 긴 침묵 끝에 세 번째 시집을 펴냈다. 그동안 시 발표와는 거리를 둔 채 명상서적을 번역해 소개하거나 변함없이 인도 네팔 등지를 여행하며 지내온 시인의 신작 시집이라 반기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15년의 시간 동안 써온 350여 편의 시 중에서 56편을 모아 시집을 묶었다. '옹이' 이외에는 모두 미발표작이다.
시인은 서문에서 "시집을 묶는 것이 늦은 것도 같지만 주로 길 위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채 마음의 갈피에서 유실된 시들이 많았다.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단어들이 바뀌었으리라/ 눈동자는 별을 잡는 그물로/ 상처는 세월이 지나서야 열어 보게 되는 선물로/ 목련의 잎은 꽃의 소멸로/ 죽음은 먼 공간을 건너와 내미는 손으로/ 오늘 밤의 주제는 사랑으로…….' 부분
이번 시집에는 긴 시간의 침묵이 가져다 준 한층 깊어진 시의 세계가 있다. 또 오랜 기간 미발표 상태에서 써 온 시를 모은 것이라 시의 소재와 주제의 다양성도 이 시집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 다양한 노래 속에서도 시인은 "세상의 벼랑 중에/ 마음의 벼랑이 가장 아득하다"고 말한다. 146쪽, 8천500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